[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죽기살기로 뛰겠다는 마음이다. 기본에 충실한 선수가 되겠다."
'천재 유격수' 이학주는 롯데 자이언츠의 흔들림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올해 나이 34세. 베테랑에 어울리는 안정감을 갖추진 못했다. 캐칭과 글러브에서 빠르게 공을 꺼내는 속도만큼은 발군이지만, 스텝이나 송구의 정확도에서 실수가 잦다는 평가.
하지만 1m87의 큰키에 걸맞는 한방 장타의 소유자다. 왕년에 '클러치 리'로 불릴 만큼 찬스에 강한 남자이기도 하다. 기민하고 유연한 몸놀림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마침 팀이 필요로 하는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
이학주는 26일 김해 상동 2군연습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퓨처스 경기에 3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NC 선발 이용준을 상대로 시원한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1회초 3점을 빼앗긴 팀의 반격을 부르는 한방이었다.
4회말에도 우측 2루타를 치며 팀의 반격을 이끌었다. 5회에는 볼넷, 7회에는 중전안타, 9회에도 볼넷을 얻어내며 이날 5타석 5출루의 기염을 토했다. 9회를 제외하고 이날 이학주가 출루한 4번의 이닝에서 롯데는 모두 득점을 따냈다.
비록 팀은 6대11로 패했지만, 이학주 개인으로선 1군행의 희망을 찾은 경기다. 김태형 감독은 한동희가 부상으로 빠진 이래 팀의 내야 구성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투수 엔트리를 12명으로 줄이고, 내야수를 9명까지 늘렸다. 그중 고승민은 외야수로 출전중이지만, 김민성(3루) 노진혁(유격수) 박승욱(2루) 나승엽(1루) 외에도 최항 오선진 박승욱 이주찬을 모두 엔트리에 올려두고 해답을 찾는 모습이다.
뒤집어말하면 이학주에겐 KBO리그 데뷔 이래 최대 위기다. 사령탑이 이처럼 선수 기용의 폭을 넓게 두고 있음에도 그 사이에 끼지 못했기 때문. 반대로 이 같은 충격이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좋은 활약을 보이는게 우선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