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을 했어요."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2024시즌 개막전이 열린 23일 서울 잠실구장.
한화는 선발 투수로 류현진을 내세웠다.
12년 만에 KBO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7시즌 동안 98승을 거뒀다. 이후 메이저리그로 진출해 78승을 거둔 뒤 올 시즌 다시 KBO로 돌아왔다.
류현진은 2012년 10월4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4188일 만에 KBO 마운드에 서게 됐다.
류현진은 경기 전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며 KBO로 돌아왔음을 알렸다.
LG 선수단은 90도 인사로 류현진을 맞이했다. 선두타자 박해민은 타석에서 류현진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박해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했다. (오)지환이와 (김)현수 형, (박)동원이랑 했다. 한국을 빛내고 왔으니 내가 선두 타자니 인사를 하고, 나머지는 나와서 '고생했고, 우리나라를 빛내줘서 감사하다'는 존경의 의미를 전하기로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11년 간 타지 생활을 하고 돌아온 류현진을 향해 확실하게 예우를 했지만, 승부는 냉정했다.
이날 LG 타자들은 확실하게 류현진을 공략했다. 1회 삼자범퇴로 물러났짐난, 2회 2점을 뽑아냈고, 4회에도 3점을 내면서 조기 강판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총 86개의 공을 던져 3⅔이닝 동안 6안타 4사구 3개 5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4회말 2사 1루에서 초구를 공략해 적시타를 친 박해민은 경기를 마친 뒤 "좌투수들이 체인지업을 잘 던지지 않는데 체인지업을 던지는 모습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빠른 공을 하나도 던지지 않아 두 번째 타석에서 빠른 공이 올 거라고 예상을 했다. 앞 타석에서 변화구를 봤기 때문에 빠른 공을 놓치지 말자고 생각했다. 제구가 워낙 좋으니 볼카운트가 몰리면 불리하다는 생각을 하고 적극적으로 공략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1회말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많은 팬들이 이름과 응원의 함성을 외쳐주셔서 너무 기뻤고 감회가 새로웠다"라며 "그동안 준비를 잘 해왔고 오늘 날씨도 좋았기 때문에 구속이나 컨디션은 괜찮았는데 다만 제구가 좋지 않았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특히, 오늘 와주신 팬분들께 시즌 첫 승리를 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 다음 경기에는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