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류현진이 없는 건 아쉽지만, 우리에겐 이정후가 있다.
KBO리그의 개막. 봄이 왔다.
한국 뿐 아니라 해외 프로야구 리그도 성대한 막을 올린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활약과 서울시리즈 여파 속에 메이저리그에 대한 야구팬들의 관심이 커졌다.
스토브리그, 아쉬운 동시에 반가운 뉴스가 있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KBO리그 전격 복귀였다. 친정 한화 이글스와 8년 17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고, 지난해 팔꿈치 수술 후 복귀해 건강한 모습으로 잔류가 유력했다. 대형 계약까지는 아니더라도, 복수의 메이저리그 팀들의 러브콜이 있었다. 다년계약 제의도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 모든 걸 뿌리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살이라도 더 젊고 건강할 때 한국팬들에게 돌아오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2013년부터 11년 간 큰 무대를 호령하며 꿈과 희망을 심어줬던 류현진.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실망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새로운 이정후 시대가 개막을 앞두고 있다.
류현진이 퇴장을 알리는 동시에, KBO '최고타자' 이정후는 새롭게 빅리그 무대에 도전한다.
KBO리그를 평정하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라는 엄청난 계약을 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큰 관심 속에 변함 없는 실력으로 무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예고했다.
이정후가 과연 미국에서도 통할지 의문의 시선이 존재했지만 기우일 뿐이었다.
낯설고 훨씬 빠른 공을 던지는 빅리거 투수를 상대로 시범경기 4할 타율. 컨택트 능력만 있는 타자인 줄 알았는데, 파워까지 갖춘 모습에 미국 현지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이미 1번-중견수 자리는 고정이다. 이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일만 남았다.
이전 세대에는 주로 투수들이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 명맥을 이었다. 박찬호를 시작으로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 오승환, 김광현, 양현종 등이 주인공. 상대적으로 야수는 주목을 받기 힘들었다. 힘 좋고, 잘 치고, 잘 달리는 선수들이 마이너리그에도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전국구 스타로 거듭나며 한국 야수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김하성은 올시즌 야구 인생 가장 중요한 시간을 보낸다. 올시즌을 마치면 첫 FA다. 1억달러는 충분히 넘는 계약을 체결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새출발을 하는 최지만도 '로또'를 준비중이다.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마다하고, 뉴욕 메츠와 스플릿 계약을 체결하는 모험을 선택했다. 메이저리그 콜업시 350만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시범경기 맹활약을 펼치며 개막 로스터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던 와중에 거물급 경쟁자가 합류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본격적인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도 지난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상승세를 이어가려 한다. 박효준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캠프에 초청선수 신분으로 참가했는데, 놀라운 활약으로 깜짝 반전의 주인공이 될 준비를 마쳤다. 시범경기 맹타를 휘두르며 개막 로스터 진입이 유력해졌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