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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쾌했던 도교돔 '빠던' 동영상을 휴지통으로... 충격의 마약 구속. 야구팬들은 또 추억을 잃었다[SC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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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9일 마약 혐의 체포, 20일 구속 영장 청구, 21일 구속.

두산 베어스의 주전 2루수이자 팀을 이끌었던 주장으로 활약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번의 우승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 너무나 열정적인 플레이가 상대방을 자극하기도 했고, 심판에게 과도한 항의를 해서 눈쌀을 찌푸리기도 했지만 그가 열정적이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리고 팬들에겐 언제나 진심을 다했다. 자신을 코스프레하고 졸업 사진을 찍은 학생을 야구장으로 초대한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고, 2018년 SK 와이번스에 한국시리즈에서 패했을 때도 버스에 오르기전 팬들에게 사인을 한 것은 그의 팬서비스 정신을 보여준 예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러한 열정을 국가대표팀에서 태울 땐 전 국민의 응원을 받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5년 프리미어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아직도 '짤'로 돌아다니는 가장 강렬한 장면은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보여준 배트플립, 일명 '빠던(빠따 던지기)'였다. 당시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8회 역전승 발판을 마련하는 안타를 때려낸 오재원은 이후 다시 돌아온 타석에서 중견수 방면으로 큰 타구를 날리고 화려한 배트 플립을 했다. '빠던'을 할 때만 해도 마치 타구는 홈런이 되는 듯했지만 중견수에게 잡혀 아웃. 멋지고 당당하게 '빠던'을 하는 모습이 오히려 통쾌하게 느껴졌고 그것은 팬들에게 큰 기억으로 남았다.

그런데 이제 그의 야구장에서의 열정과 노력을 더 이상 즐겁게 추억할 수 없게 됐다.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되고 구속이 되면서 그의 야구 선수로서의 삶이 송두리째 날아갔다. 더이상 그를 응원할 수 없게 됐다

오재원은 지난 10일 함께 있던 여성의 신고로 한 차례 마약 혐의 조사를 받았었다. 오재원은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었고, 당시 간이 시약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와 귀가 조치됐다. 그렇게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했지만, 그게 시작이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오재원의 마약 투약 단서를 추가로 확인해 지난 19일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하더니 20일엔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그리고 21일 오재원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는데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됐다.

오재원은 선수 시절 두산의 레전드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2022년 은퇴한 이후엔 구설에 휘말리면서 팬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SPOTV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상황에 따른 적절한 해설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유튜브와 SNS 등에서의 발언과 글이 논란이 됐다. 오재원은 한 유튜브에 출연해 "코리안 특급 그분 너무 싫다"고 박찬호를 저격했고, 지난해 6월에는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과 온라인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양창섭이 SSG 랜더스 최정에게 사구를 던지자 당시 해설을 맡은 오재원이 '빈볼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에 양창섭은 SNS에 '물고기는 언제나 입으로 낚인다. 인간도 역시 입으로 걸린다'는 말을 올리며 오재원을 겨냥한 듯한 글을 올렸고, 이에 오재원은 '어리석은 사람은 들은 것을 이야기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본 것을 이야기한다'는 문구로 양창섭과 맞서기도 했다.

이후에도 편파 해설 및 지방 구단 비하 논란이 겹쳤고, 끝내 SPOTV의 마이크를 놓았다. 이후 개인 레슨장을 열어 유망주 육성에 나섰지만 마약 혐의로 구속까지 되면서 그의 화려했던 야구 인생이 추락하게 됐다.

그를 오랫동안 응원하며 사랑했던 팬들은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행복했던 추억을 애써 잊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