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메츠 최지만이 4번타자로 출전해 무안타로 침묵한 가운데 팀은 거물급 지명타자감을 영입해 위기가 닥쳤다.
최지만은 22일(이하 한국시각) 플로리다주 레이크랜드 퍼블릭스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최지만이 시범경기에서 4번타자로 선발출전한 것은 4번째다. 이날까지 최지만은 14경기 중 12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는데, 3번타자 2경기, 4번 4경기, 5번 3경기, 6번 2경기, 7번 1경기였다.
앞서 3번의 4번타자 경기에서는 8타수 무안타 2볼넷 1타점에 그쳤다. 직전 2경기에서 6번타자로 연속 출전했기 때문에 이날은 4번타자로서 뭔가 한 방이 절실했다.
특히 앞타자 3번 피트 알론소, 뒷타자 5번 스탈링 마르테 사이에서 스태프가 원하는 장타력 혹은 클러치 능력을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알론소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이고 마르테 역시 연봉 2075만달러를 받는 거물 타자다.
그러나 최지만은 두 타석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날 메츠는 FA 지명타자 JD 마르티네스와 1년 120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마르티네스는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33홈런, 103타점을 터뜨렸고, 통산 315홈런을 날린 우타 거포다. 현존 최고의 지명타자로 평가받는 베테랑이다. 메츠가 그를 데려온 건 지명타자감이 마땅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지만을 비롯해 DJ 스튜어트와 루크 보이트 모두 시범경기에서 1할대 타율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0-1로 뒤진 1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최지만은 상대 오른손 선발 맷 매닝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높은 코스에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79.5마일 커브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1-4로 뒤진 4회 선두로 나선 최지만은 이번에도 매닝의 공에 속았다. 초구 볼을 고른 최지만은 2구째 바깥쪽 79.4마일 커브 스트라이크를 바라본 뒤 3구 94.1마일 한복판 직구와 4구째 95.6마일 살짝 높은 직구에 연속 헛스윙해 삼진으로 물러났다. 최지만은 오스틴 존스 구심에게 마지막 공이 스트라이크이었는지를 묻고는 고개를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지만은 3-4로 한 점차로 뒤진 5회 2사 1,2루 찬스에서 상대가 우완 투수임에도 마크 비엔토스로 교체됐다.
요즘 타격감이 말이 아니다. 지난 21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 3삼진을 당한데 이어 이틀 연속 제대로 타격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범경기 39타석에서 12삼진으로 삼진율이 30.8%에 이른다. 볼넷은 6개를 얻어 15.4%의 비율. 그리 나쁘지 않은 수치지만, 최근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로스터 실패라는 위기감이 감돈다.
이 경기에서 최지만의 로스터 경쟁자들인 DJ 스튜어트와 루크 보이트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스튜어트는 타율 0.152(33타수 5안타), 1홈런, 1타점, OPS 0.542, 보이트는 타율 0.100(30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OPS 0.422를 마크 중이다.
최지만은 타율 0.182(33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 2득점, OPS 0.641로 둘에 앞서 있어 여전히 개막 로스터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제는 임팩트 있는 타격을 보여줘야 한다. 이날 5회 찬스에서 벅 쇼월터 감독이 교체한 것은 석연치 않은 측면이 있다.
최지만은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스프링트레이닝 초청을 받았다. 개막 로스터에 포함될 경우 350만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할 경우, 최지만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옵트아웃 권리도 갖고 있다. FA 신분으로 다른 팀을 알아볼 수 있다는 얘기다.
MLB.com은 지난 18일 '최지만은 하나 남은 벤치 자리를 놓고 10명의 야수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지만과 좌타자 DJ 스튜어트가 후보들 가운데 가장 앞서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스튜어트는 1993년 11월 생의 우투좌타 외야수다. 그는 지난해 2월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가 7월에 메이저리그에 올라 58경기에서 타율 0.244(160타수 39안타), 11홈런, OPS 0.840을 기록했다. 시즌이 끝나고 1년 138만달러에 재계약했다.
MLB.com은 '작년부터 메츠에 있었던 스튜어트와 달리 최지만은 수비에서도 탄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문제일텐데, 스튜어트는 마이너리그로 보내도 되지만, 최지만은 이달 말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면서 '마지막 남은 한 자리를 최지만이 차지하는 것이 메츠가 두 선수를 모두 보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내다봤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