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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생각했다면 대표팀 그만했을 것 같은데.." 핑퐁게이트 후 첫 소집 앞둔 손흥민이 밝힌 속내. "대표팀은 경험 쌓으러 오는 곳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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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카타르아시안컵 '핑퐁게이트' 이후 첫 소집을 앞두고 담담히 속내를 밝혔다. 대표팀 은퇴도 고민했다고 말해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손흥민은 1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크라벤 코티지에서 열린 풀럼과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원정경기를 0대3 패배로 마치고 스포츠조선과 현장 인터뷰에서 아시안컵 이후에 남몰래 했던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선발 출전하 87분 활약한 손흥민은 "아시안컵 끝나고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내가 도와줄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충격패해 63년만의 우승에 실패했다. 뿐만 아니라 대회 전과 대회 중 '카드게이트', '핑퐁게이트' 등이 발발했다는 사실이 대회 이후에 밝혀졌다. 손흥민은 요르단과 준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이강인과 충돌로 손가락을 다쳤다.

대회 이후 이강인이 직접 런던으로 날아와 손흥민에게 사과하면서 '핑퐁게이트'는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일각에선 이강인이 하극상을 벌였다면서 징계 차원에서 대표팀에 발탁을 해선 안되고, 3월 A매치도 보이콧을 해야 한다고 주장이 들끓고 있다. 황선홍 A대표팀 임시감독은 "이강인이 직접 팬에게 사과하길 원한다"며 3월 명단에 손흥민과 함께 이강인을 발탁했다.

잠시 뜸을 들인 손흥민은 "저 개인만 생각하면 (대표팀을)그만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솔직히 얘기하면 내 생각만 했으면 그만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아시안컵 이후 은퇴를 고민했음을 시사했다.

손흥민은 "내가 축구팬들에게 약속한 것들, 나라를 위해 능력이 되는 선에서 정말 끝까지 하겠다라는 그런 말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 오로지 팬분들만 생각했고, 한 번은 꼭 웃게 해드리고 싶었다"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팬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했다.

18일 소집해 21일 서울, 26일 방콕에서 태국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 4차전을 치르는 손흥민은 "이번에 들어가면 분명히 어수선한 분위기 일 거고, 새로운 선수들도 많이 온다. 이게 앞으로 어떻게 되야 하는지 잘 알고 (대표팀에)들어와야 할 것 같다"며 "대표팀은 와서 경험을 쌓으러 오는 곳이 아니다. 5천만 국민이 보고 응원하는 자리다. 훈련 자세, 경기에 임하는 자세 하나하나가 정말 100% 이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먹는 거, 자는 것도 5천만 국민을 위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런 자세로 소집을 한다면 모든 선수들이 분명 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더 저희가 강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두 경기가 있는 만큼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또 선수들을 잘 통제하고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눠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