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전세계적 관심을 받으며 서울에 입성한 오타니 쇼헤이가 최근 자신의 사생활 일부를 일본의 한 매체에 밝혀 눈길을 끈다.
지난 3월 9일(이하 한국시각) 발행된 남성 월간지 'GQ 재팬'에서다. 오타니가 이 매체와 인터뷰한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으나, 결혼과 아내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봤을 때 그가 결혼을 발표한 지난달 29일 이전에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 팬매체 '다저스네이션(Dogers Nation)'이 지난 13일 GQ 재팬과 나눈 오타니 인터뷰의 일부를 소개했다.
이 매체는 'GQ 재팬과 한 오프시즌 인터뷰는 드물게도 그 분량이 길다. 오타니는 다양한 주제, 즉 팔꿈치 수술 후 재활과 자신의 반려견, 어린 시절 야구와의 인연, 그리고 다저스와 맺은 10년 7억달러 계약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다저스와 계약한 직후 공개한 반려견에 대해 "원래 강아지를 갖고 싶었는데, 팔꿈치 수술을 받고 나서 그 바람이 강해졌다. 지금 내 생활은 강아지와 재활이 전부다. 난 오랫동안 혼자 살아왔다. 외롭다고 느낀 적은 없지만 강아지와 함께 사는 게 익숙해지면서 그와 떨어져 지내기는 이제 힘들다. 훈련하고 러닝할 때 항상 그와 함께 한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11월 17일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된 직후 MLB 네트워크와 가진 인터뷰에 반려견과 함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반려견이 이름이 '데코이'라고 밝혔는데,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기르게 됐다고 설명한 것이다.
이어 오타니는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과정도 소상하게 밝혔다. 재미로 시작했다가 재능을 발견하곤 직업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야구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시작한 이래 취미였다. 처음에는 캐치볼이 재밌었고 주말이면 웬만하면 야구 경기를 하려고 했다. 그때는 순전히 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면서 "그런데 경기를 이기고 홈런을 치면서 더 재미가 생겼다. 훈련의 즐거움도 알아버렸다. 그런 재미와 행복이 쌓여 지금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역사상 최고의 야구 선수로 인도한 20여년 전 '재미'가 지금도 유효하냐는 질문에 오타니는 "물론 지금은 직업이니까 내 책임을 다하고 싶다. 그러나 궁극적으론 야구를 한다는 것의 재미와 목표를 세워 성취하는 재미 모두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야구는 언제 심각한 부상을 당할 지 모르는 직업이다. 아파서 잘 안 되면 그만둘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라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 철저히 준비하고 후회 없이 하루하루를 살고 싶다. 난 성격이 낙관적"이라고 했다. 오타니가 자신의 성격을 언급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은퇴 시점이다. 물론 이제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으니, 막연한 미래의 일이다.
오타니는 "지금부터 10년 후라면 39살, 40살인데, 여전히 야구를 하고 싶어할 것 같다. 가능하다면 현역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내가 은퇴할 날은 온다. 하지만 그때가 돼도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내 목표는 야구를 좋아하는 것이다. 야구가 싫거나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지난 15일 오후 다저스 동료들과 함께 입국했다. 앞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농구선수 출신 아내 다다카 마미코와 함께 나란히 입국장에 들어서면서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오타니는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내와 같이 해외에 나온 것은 처음이다. 야구 경기를 같이 보는 것도 처음이다.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선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플레이에 집중해야 할 것"라고 밝혔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 빌 플렁켓 기자는 이날 '오늘 오타니는 기자회견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기꺼이 참석해 미디어의 관심에 잘 대응했다'고 전했다. 다저스 구단이 인터뷰에 응하도록 무척이나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사안을 밝힌다는 건 인기스타라도 쑥스러운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