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에릭 다이어가 선발로 나서고 김민재가 다시 한번 벤치를 지킨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이 다름슈타트를 손쉽게 꺾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17일(한국시각) 독일 다름슈타트의 머크 슈타디온 암 뵐렌팔토어에서 열린 다름슈타드와의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6라운드 경기에서 5대2로 승리했다.
바이에른은 이날 경기 승리로 리그 2위 자리를 유지하며 한 경기 덜 치른 선두 레버쿠젠(승점 67점)과의 격차를 7점까지 좁혔다. 다만 레버쿠젠이 26라운드에서 승리한다면 다시 10점 차이로 벌어진다. 다름슈타트는 바이에른에 패하며 리그 최하위에서 승점조차 쌓지 못했다. 17위 쾰른과의 격차도 5점으로 유지됐다.
홈팀 다름슈타트는 5-4-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오스카르 빌헬름손, 팀 스카르케가 최전방에 나서고, 중원은 율리안 유스트반, 토비아스 켐페, 바르톨 프라니치, 마티아스 혼자크가 구성했다. 수비진은 크리스토프 클라러, 야닉 뮐러, 토마스 이셔우드, 파비안 홀란트가 자리했다. 골키퍼 장갑은 마르셀 슈엔이 꼈다.
원정팀 바이에른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이 자리하고, 2선에 자말 무시알라, 토마스 뮐러, 르로이 사네가 뒤를 받쳤다. 중원은 레온 고레츠카와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출전했다. 포백에는 요슈아 키미히, 에릭 다이어, 마티아스 더리흐트, 하파엘 게레이루가 구성했다.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김민재 또 선발 불발, 선수 본인은 "불안하지 않아"
김민재는 이번 다름슈타트전에서도 선발 제외되며 최근 3경기 연속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됐다. 라치오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마인츠와의 리그 경기에서도 모두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를 대신해 주전을 차지한 선수는 다이어다. 다이어는 최근 바이에른의 승리를 이끌며 독일 언론의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다. 다이어는 더리흐트와 호흡을 맞추며 팀의 기둥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김민재는 이런 불안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것임을 다짐했다. 독일의 티온라인은 김민재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는데, 김민재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완벽하게 궤도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경기장에 들어갈 때마다 내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특별히 불행하지 않다. 언제나처럼 열심히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이전에 이런 경험이 없지만 이런 것들에서 배울 수 있는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현재 상황에서 배우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내용
경기는 초반부터 바이에른이 공격을 주도하며 다름슈타트를 압박했다. 전반 5분 사네의 중거리 슛이 골대 옆으로 흐르며 첫 슈팅을 기록했다. 전반 7분 키미히의 슈팅도 골키퍼에게 잡혔다. 전반 14분 다이어의 롱패스를 받은 게레이루가 문전 앞으로 공을 전달했꼬, 이를 케인이 슈팅으로 마무리했으나,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다름슈타트도 반격했다. 전반 16분 다이어의 패스 실수 이후 다름슈타트의 공격에서 스카르케의 크로스가 혼자크까지 빠졌다. 하지만 혼자크의 강력한 슈팅을 노이어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선방하며 위기를 넘겼다.
다름슈타트가 선제골을 기록했다. 다이어의 실수로부터 실점이 나왔다. 전반 29분 다이어가 머리로 건드린 공이 그대로 혼자크에게 향했다. 혼자크는 공을 몰고 전진해, 스카르케에게 공을 밀어줬다. 스카르케는 침착하게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슛으로 바이에른 골문 구석을 찔렀다. 다이어는 실점 직전 상황에서 드리블을 막는 태클까지 실패하며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선제골을 허용한 바이에른은 곧바로 만회를 위해 분전했다. 전반 31분 키미히의 크로스가 정확하게 골문 앞 무시알라에게 연결됐으나, 제대로 헤더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무시알라와 케인이 득점을 합작하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전반 36분 파블로비치의 돌파 이후 컷백 패스를 케인이 공을 건드렸고, 이 공이 무시알라 앞에 떨어졌다. 무시알라는 그대로 이를 강하게 밀어 넣으며 다름슈타트 골망을 흔들었다.
바이에른은 전반 종료 직전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 추가시간 키미히가 골라인을 벗어나기 직전 공을 크로스로 올렸고,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케인이 헤더로 방향을 바꿔놓으며 그대로 공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다름슈타트도 반격했지만 골대가 이를 막았다. 전반 추가시간 다이어가 수비를 놓친 사이 빌헬름손이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다. 아쉽게도 공은 골대를 강타했다. 전반은 바이에른의 2-1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 시작부터 경기를 주도한 쪽은 바이에른이었다. 바이에른은 공을 몰고 다름슈타트 박스 근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상대 빈틈을 꾸준히 노렸다.
무시알라가 추가골을 터트렸다. 후반 19분 뮐러의 스로인으로 공을 박스 안에서 받은 무시알라는 화려한 드리블로 다름슈타트 수비 여러 명을 병풍으로 만들었고, 곧바로 슈팅으로 다름슈타트 골문을 갈랐다. 무시알라는 불과 2분 후 다시 한번 단독 돌파를 통해 기회를 만들었지만, 이번 슈팅은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히고 말았다.
다름슈타트도 반격했다. 후반 25분 빌헬름손의 낮고 빠르 중거리 슛이 바이에른 골문으로 향하는 듯 했지만, 골대 옆으로 그대로 흘러 나가고 말았다.
바이에른은 네 번째 득점을 기록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후반 29분 무시알라의 돌파 이후 침투 패스를 받은 그나브리가 그대로 이를 먼 쪽 골망을 향해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다름슈타트를 무너뜨렸다.
다만 아찔한 부상 위기도 발생했다. 후반 35분 케인이 공격 상황에서 공을 건드리려는 무리한 전진 상황에서 골대와 충돌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케인은 에릭 막심 추포-모팅과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떠났다.
마티스 텔이 한 골을 추가했다. 후반 추가시간 박스 중앙에서 추포-모팅이 지켜낸 공이 그대로 텔 앞에 흘렀고, 텔은 수비 다리 사이로 공을 밀어넣으며 팀의 다섯 번째 득점을 터트렸다.
다름슈타트도 한 골을 만회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빌헬름손이 문전 앞에서 폴터의 크로스를 다이어 뒤편에서 깔끔하게 먼 쪽 골대로 찌르며 골망을 흔들었다. 다이어는 해당 상황에서 헛발질로 빌헬름손의 슈팅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이후 두 팀은 추가 득점이 터지지 않으며, 결국 경기는 바이에른의 5대2 승리로 마무리됐다.
▶호평 일색 다이어, 다름슈타트전 흔들렸다
다이어는 이날 경기 전까지 독일 언론으로부터 온갖 호평을 받으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시작은 지난 라치오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었다. 1차전을 패배하며 2차전 승리가 절실했던 바이에른에 독일 언론은 김민재 대신 다이어가 주전으로 출전할 것이라는 주장을 쏟아냈다.
이후 토마스 투헬 감독은 실제로 다이어와 마티아스 더리흐트를 주전으로 내세워 승리를 거뒀다. 리그 마인츠전에서도 선발 명단에 큰 변화는 없었고, 김민재는 벤치를 지켰다. 이번 다름슈타트전에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심지어 김민재를 향한 충격 주장까지 나왔다. 독일의 빌트는 '새로운 투헬의 바이에른에서 패배자들, 5000만 유로의 선수도 역할을 못 한다'라며 '김민재는 투헬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지만 지난 4경기 중 3경기를 벤치에 있었다. 투헬은 지난해 여름 그를 바이에른으로 데려오고 싶어서 전화 통화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후 분데스리가 경기에서는 거의 출전하지 못했다. 마티아스 더리흐트와 겨울 신입생 에릭 다이어로 투헬은 센터백의 조화로운 라인업을 찾았다. 두 선수는 좋은 경기를 펼쳤다'라며 김민재를 패배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독일의 아벤트차이퉁은 '다이어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바이에른으로 왔다. 이적에 의구심이 있었지만, 그에게 행운이 따른다는 것이 입증됐다. 다이어는 수비를 안정시키고 조직화하며, 그의 의사소통 스타일이 팀에 매우 좋다. 경합에서 64.7%를 기록한 다이어는 바이에른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지난여름 나폴리에서 합류한 김민재는 이제 센터백 3옵션에 그친다'라며 김민재가 다이어에 밀려 센터백 3옵션까지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다이어를 향한 호평은 끊이지 않고 있다. 독일의 아벤트차이퉁은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팀의 기둥이 됐다. 다이어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바이에른으로 왔다. 이적에 의구심이 있었지만, 그에게 행운이 따른다는 것이 입증됐다. 다이어는 수비를 안정시키고 조직화하며, 그의 의사소통 스타일이 팀에 매우 좋다'라고 칭찬했다.
독일 언론에 이어 그간 다이어에게 부정적이었던 영국 언론까지 다이어의 바이에른 활약을 칭찬했다.컷오프사이드는 '다이어가 토트넘을 떠난 바이에른으로 향한 것은 이번 시즌 가장 놀라운 임대 중 하나였다고 말해야 한다. 다이어는 잉글랜드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다이어는 최근 바이에른에 잔류하기로 결정되며, 바이에른에서는 활약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는 올 시즌 막판 자신이 다시 한번 증명해야 하는 위치에 있지 않길 원한다'라며 다이어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다만 이날 경기 다이어는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불안한 모습도 보였다. 후반에는 바이에른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수비할 상황 자체가 적었다. 후반에도 후반 추가시간 실점 상황에서 공격수를 놓치며 실점을 막지 못했다.다름슈타트도 다이어의 뒷공간과 롱패스를 통한 경합으로 다이어 파훼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상대 팀들의 다이어 공략 전술이 성공을 거두기 시작한다면 투헬 감독도 다시 김민재와 다이어 사이에서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