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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게이트→카드게이트' 2연타에도 태국전 전석 매진 '아이러니'…"선수들이 응원받지 못할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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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대한축구협회와 축구대표팀이 3월 A매치에 열중할 시기에 '축구장 밖 추문'으로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축구팬들의 A매치 관전 열기는 카타르아시안컵 이후에도 식지 않았다. 3월 홈 태국과의 A매치 입장권이 예매 1시간여 만에 전석(6만여석) 매진됐다.

지난 1월, 카타르아시안컵을 앞두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진행한 A대표팀 전지훈련 기간 중 일부 선수들과 축구협회 직원이 현찰을 걸고 카드 게임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단 지원 업무를 맡은 팀장급 직원 A씨가 선수단 숙소 휴게실에 찾아와 특정 선수들과 새벽까지 카지노 칩을 두고 카드게임을 즐겼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긴장감을 높여야 할 시점이었다. 협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14일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엔 대표팀 소집 기간에 지원 업무를 하는 직원들조차 맥주 한 캔도 허락되지 않았다. 그에 반해 방임형 지도자에 가까웠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모든 게 다 'OK'였다. 그런 분위기에서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한 건 우연이 아니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해당 보도가 나온 직후 사실을 인정했다. 협회는 "월드컵, 아시안컵과 같이 소집기간이 긴 대회에선 선수들이 자유롭게 숙소 내에서 여가를 보내도록 휴게실을 설치해 운영한다"며 "해당 시설은 선수들만 사용할 수 있는데, 해당 공간에 스태프가 함께 한 점은 유감이다. 적절치 않은 행동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협회는 '도박'은 아니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전지훈련지 휴게실에서 벌어진 카드게임에선 많이 잃어야 4~5만원일 정도로 판돈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장 골대 맞추기, 휴게실 음료내기 등과 같은 소액의 내기성 놀이였다는 내부 판단이다. 협회는 지난 2월 20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내부 지침을 위반하는 부적절한 업무 운영을 한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하고, 추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자에 대한 징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부 단속을 게을리한 협회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소위 '카드게이트'로 인해 한국 축구가 여전히 아시안컵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강인의 하극상'과 '정몽규 회장의 퇴진'에 초점을 맞춰 3월 A매치 홈경기에 보이콧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곳저곳에서 제기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카드게이트'가 터진 13일, 태국전 티켓이 전석 매진됐다. 대표팀 공식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같은 날 "이번 사태는 축구협회의 잘못으로,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이 응원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18일 태극전사들을 소집하는 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차전을 치른 후, 방콕으로 건너가 26일 오후 9시30분 태국과 원정 4차전을 펼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