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경계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의 '초보' 사령탑 이범호 감독. 40대 초반 경험 없는 감독이라고 믿기지 않는 언행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가 속에 처음 시범경기 팀을 지휘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KIA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12일 한화 이글스를 만났는데, 그 때 선발이 '돌아온 괴물' 류현진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정리한 후, 한화로 복귀해 이날 처음 치르는 실전이었다. KIA전에 엄청난 관심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4이닝 3안타 3삼진 1실점. 1회 김도영에게 선제 적시타를 맞는 등 천하의 류현진도 살짝 긴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2회부터는 완벽했다. 특유의 칼날 제구와 정교한 변화구 구사는 여전했고, 팔꿈치 수술 후 걱정했던 구속은 개막 전인데도 무려 148km를 찍었다. 시즌 중에는 150km도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몸상태였다. 아무리 나이를 먹었어도 '레벨이 다르다'는 말이 절로 나올 투구였다.
한화에서 선수 생활을 할 적, 후배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이 감독. 누구보다 류현진을 잘 안다. 이 감독은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컨트롤은 여전히 훈륭했고, 구위와 구속도 미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좋더라. 경계를 해야할 것 같다. 구속이 148km까지 나왔으니 그 정도면 몸상태가 100%까지 올라왔다고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하며 류현진을 극찬했다.
이 감독은 이어 "타자들은 투수 구위도 중요하지만, 컨트롤이 좋은 투수 공을 치기가 훨씬 힘들다. 4개 구종을 완벽하게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분석을 제대로 해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언제까지 한화 시절 함께 한 후배일 수 없다. 이제 적으로 만나 싸워야 한다. 칭찬만 해줄 때가 아니다. 은근슬쩍 자신감도 보였다. 이 감독은 "그래도 우리 타자들이 한 번 쳐본 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두타석이지만, 직접 상대를 해보면서 류현진이 어떤 공이 좋고, 어떤 공을 쳐야하는 지 등을 직접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마지막으로 "어떻게 던지는 지, 어떤 구종을 만히 쓰는 지 등 전력 분석팀에서도 파악에 들어갔을 것이다. 물론, 시범경기이기에 모든 걸 보여주지는 않았겠지만 갑자기 구종이 바뀌거나 하지는 않는다. 타자들도 계속 쳐보고, 경험을 하면 상대 투수에 대해 적응을 하며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1년에 몇 번 만날 지가 중요한데, 1~2번 만날 지, 3~4번을 만날 지 모른다. 로테이션 돌아오면 만난다는 생각으로 힘애햐 한다. 특정 투수 1명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