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뒤를 돌아보면 그가 있다. 팀이 필요할 때 언제든 던질 준비를 한다.
지난해 LG 트윈스 국내 투수 중 선발 등판 횟수를 보면 임찬규가 26번으로 가장 많았고, 김윤식이16번, 이정용이 13번, 이지강이 12번이었다. 의외의 인물이 이지강.
롱릴리프로 나왔다가 '땜빵' 선발이 됐다. 선발 기회에서 멋지게 그 자리를 잡았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씩씩하게 던졌지만 4,5회가 되면 한계에 부딪혔다. 그래도 도망가지 않고 도전하며 승부하는 그의 모습은 염경엽 감독이 계속 기회를 주는 이유였다.
구원 투수로 10경기에 등판해 2홀드 평균자책점 1.08의 좋은 모습을 보인 그는 선발로 나선 12경기에서는 2승5패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9월 19일 KIA 타이거즈전서 5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2019년 2차 9라운드 85순위로 입단했던 이지강이 데뷔 5년만에 승리 투수 기념 공을 가지게 된 것.
LG의 흔들리는 선발 마운드를 버텨준 공로가 있었지만 아쉽게 한국시리즈 무대는 밟지 못했다. 우승을 생각했던 염 감독은 긴 정규시즌이 아닌 단기전인 한국시리즈에 필요한 투수들을 골랐고, 필승조 투수들이 많았기에 롱릴리프 요원인 이지강은 포함되지 못했다.
그리고 2024년. 그의 자리는 그대로다. 5선발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임찬규와 최원태가 있었고, 남은 5선발 자리는 손주영과 김윤식에게 먼저 가 있었다.
이지강이 맡은 임무는 지난해와 같은 '선발 5분 대기조'다. 염 감독은 "이지강은 6선발로 기존 선발들이 던지지 못할 때 들어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5명의 선발만으로 풀시즌을 치르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6,7선발이 필요하고 이들이 잘 던져줘야 팀이 정규시즌을 원활하게 치를 수 있다. 이지강은 지난해처럼 선발진이 흔들릴 때 그 자리를 메우는 역할. 드러나지는 않지만 팀에 꼭 필요한, 매우 중요한 위치다.
이지강은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서 선발 등판하며 준비된 6선발임을 알렸다. 3⅔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위기도 있었지만 지난해의 경험이 더해지며 무실점으로 넘겼다.
1회말을 삼진 1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가볍게 넘긴 이지강은 2회말엔 선두 데이비드 맥키넌에게 안타를 맞고 1사후엔 실책으로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7번 류지혁을 2루수앞 병살타로 막고 빠르게 이닝을 끝냈다.
3회말엔 1사후 9번 김영웅에게 안타, 1번 김지찬에게 볼넷을 허용해 또한번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상위 타선으로 이어지는 상황. 이지강은 2번 김성윤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3번 구자욱은 우익수 문성주의 멋진 캐치로 잡아내며 또한번 탈출에 성공했다.
4회말에도 오재일에게 안타, 류지혁에게 볼넷을 줘 2사 1,2루의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이닝을 마치지 목하고 교체됐다. 69개를 던져 예정된 70개에 이른 것. 다행히 김유영이 김재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실점없이 마무리지었다.
최고 145㎞의 직구(33개)와 커브(15개), 체인지업(14개), 슬라이더(7개)로 위기 속에서 안정감을 보였다. 염 감독이 경기후 "이지강이 6선발 후보인데 공격적인 피칭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