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북 현대가 시즌 초반 출발이 매우 불안하다. 전북은 1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의 2023~2024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서 0대1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전북은 지난 주말 수원FC와의 리그 경기(1대1 무)에서 큰 폭의 로테이션을 단행할 정도로 이번 경기에 많은 공을 들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승리했더라면 무조건 확정지을 수 있는 클럽월드컵 출전 역시 마지막까지 상황을 지켜봐야하는 처지가 됐다.
이날 경기 패배 포함, 전북은 최근 5경기 무승의 부진에 빠졌다. 2024시즌 첫 경기였던 포항과의 ACL 16강 1차전 승리 이후 단 한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지난해, 2013년 이후 10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 전북은 티아고, 에르난데스 등 K리그에서 검증된 외국인 공격수 자원에 거액을 쏟아부은 것을 비롯해, 김태환 이영재 이재익 권창훈 등 전현직 국대 자원들을 끌어모으며 부활을 꿈꿨다. 지난해 중반 지휘봉을 잡은 루마니아 출신의 단 페트레스쿠 감독도 절치부심을 선언했다. 하지만 초반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꼭 잡아야 할' 경기를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전북은 전무후무한 리그 5연패를 포함 무려 10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절대 1강'으로 불렸던 전북의 가장 큰 힘은 무시무시한 스쿼드가 아니라, 승리가 필요할 때 놓치지 않는 '승리 DNA'였다. 전북만의 DNA는 승부처마다 힘을 발휘했고, 전북이 왕조를 구축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게 무너진 모습이다. 지난해 포항과의 FA컵 결승에서 리드를 잡고도 역전패를 허용했고, 울산과의 8강전에서도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순간이 있었음에도 결정력이 부족했다. 전북은 1차전에서 상대를 몰아붙였지만, 추가골 득점에 실패한 채 1대1 무승부에 그쳤다. 과거 전북이라면 큰 점수차 승리도 가능했던 경기였다. 전북은 결국 원정에서 펼쳐진 2차전에 대한 부담감이 컸고, 결과적으로는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강팀에는 편하게 준비하자고 꾸준히 이야기 한다. 그 때는 선수들이 전북을 상대할 때 부담감과 두려움이 있었다. 지금은 전날 레크레이션식으로 준비하고, 중요한 경기에서 이기면서 자신감도 얻었다. 이제 기울어진 운동장이 반대가 됐다"는 홍명보 울산 감독의 말은, 전북이 과거 장점으로 했던 것이기에,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