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바이에른 뮌헨 팬들이 기어코 사고를 쳤다.
바이에른은 12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암울한 소식을 전했다. 구단은 '상황을 철저히 조사한 후, 바이에른은 유럽축구연맹(UEFA)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우리는 다가오는 유럽챔피언스리그(UCL) 8강 원정 경기를 팬 없이 치러야 한다'고 발표했다.
바이에른의 8강 원정 응원이 금지된 이유는 지난 라치오와의 UCL 16강 1차전이었다. 라치오 홈에서 경기를 치른 원정 경기에서 바이에른이 0대1로 패배하면서 토마스 투헬 감독의 입지가 크게 흔들린 날이었다.
독일 뮌헨에서 이탈리아 라치오까지 원정을 떠난 바이에른 팬들의 응원은 대단했지만 방식이 문제였다. 원정 응원석에서 홍염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홍염은 자칫 다른 팬들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기장 안에서의 사용이 금지된 물품이다. UEFA는 경기장에서 터져나온 홍염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파악했고, 바이에른 팬들이 저지른 행위인 것을 확인하고 징계를 내린 것이다. 바이에른은 '구단은 라치오에서 열린 16강전에서 UEFA의 해당 규정을 위반한 후 이 결정을 받아들인다'고 언급했다.
얀-크리스티안 드레젠 바이에른 CEO는 "우리는 이 처벌을 받아들여야 한다. 홍염이 터졌을 뿐만 아니라 고의적으로 경기장에 발사되어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을 직접적으로 위험에 빠뜨렸다. 이는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므로 안타깝게도 항소는 소용이 없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이번 징계가 꽤 강력했던 이유는 바이에른 팬들이 이번 시즌에 이미 징계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UCL 조별리그 코펜하겐 원정을 떠났을 때도, 바이에른 팬들이 홍염을 터트려서 UEFA는 구단에 벌금 징계를 내렸다. 같은 시즌에 똑같은 일이 2번이나 벌어지자 UEFA는 더 강력한 징계로 조치한 것이다.
원정팬 없이 UCL 8강을 치러야 한다는 건 꽤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조별리그도 아닌 UCL 8강이다. 아직 모든 진출팀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시티, 파리 생제르맹(PSG), 아스날과 같은 유럽 최고의 팀들과 경쟁해야 하는 레벨이다. 선수들이 팬들의 응원 열기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바이에른은 8강을 시작하기 전부터 불리한 조건이 형성됐다.드레센 CEO 역시 "우리가 팬들의 지지 없이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은 큰 타격이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소규모의 사람들이 죄를 저질렀다. 모든 서포터들과 팀에 실례가 된다. 그러나 저는 우리 팀이 8강에서 최고의 모습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바이에른의 UCL 8강 상대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금요일에 진행될 대진 추첨에서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