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당당한 불법 시청 및 유통에 이어 애먼 생트집까지. 중국 관객의 선 넘은 '도둑 시청'이 다시 한번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한 중국 네티즌은 엑스(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900만 돌파를 목전에 두며 올해 국내 극장가 최고 흥행에 성공한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파묘'(장재현 감독, 쇼박스·파인타운 프로덕션 제작) 속 일부 장면을 두고 비하와 조롱이 섞인 감상평을 남겼고 이 글은 약 6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논란이 됐다.
이 중국 네티즌이 언급한 장면은 '파묘'에서 MZ 무당 봉길(이도현)이 상반신에 축경을 문신으로 새긴 모습과 후반부 화림(김고은) 또한 상덕(최민식), 영근(유해진)과 함께 험한 것의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축경을 얼굴에 그리는 모습을 언급한 것. 중국 네티즌은 "중국에선 얼굴에 글을 쓰거나 새기는 행위를 매우 모욕적이고 굴욕스러운 행위로 여기고 있다. 한국인들이 얼굴에 모르는 한자를 쓴다는 게 참 우스꽝스럽다. 한국에서는 멋있는 말이 중국어로 번역되면 우스꽝스러워진다"고 비꼬았다.
이를 발견한 한국 네티즌은 곧바로 반박했다. "불법 시청으로 영화를 본 걸 떳떳하게 자랑하는 꼴" "축경에 쓰인 한자는 중국어가 아니다.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쓰이는 한자로 우스꽝스럽지 않다" "얼굴에 글을 써 굴욕을 주는 것은 중국 문화일 뿐.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등 중국 네티즌의 반응에 맞섰다.
황당한 트집 잡기에 나선 중국 네티즌에 한국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도 비판에 나섰다. 서경덕 교수는 13일 "최근 몇 년간 한국의 드라마 및 영화가 세계인들에게 큰 주목을 받다 보니 중국 누리꾼들의 열등감은 날로 커지는 모양새다"며 "건전한 비판은 좋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에게 한가지 충고를 하고 싶은 건 이제부터라도 K-콘텐츠를 몰래 훔쳐보지나 말았으면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중국의 불법 시청 그리고 생트집 역사는 비단 '파묘'뿐만이 아니다. 앞서 'K-콘텐츠' 신드롬의 포문을 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당시에도 공식적으로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이지만 이미 많은 중국의 네티즌이 불법적으로 '오징어 게임'을 시청, 리뷰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당시 정부 또한 심각한 문제로 파악, 경고 조치를 언급할 정도였다. 이는 '더 글로리'는 물론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JTBC '재벌집 막내아들', 그리고 가장 최근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까지 중국의 불법 시청 피해를 봤다.
서경덕 교수는 "지금까지 중국은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세계인들에게 인기 있는 콘텐츠를 불법 다운로드해 '도둑 시청' 하는 것이 그야말로 습관화가 돼 버렸다"며 "스타들의 초상권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짝퉁 굿즈를 만들어 판매해 자신들의 수익구조로 삼았다. 무엇보다 몰래 훔쳐 보고 버젓이 평점까지 매기는 일까지 자행해 왔다. K-콘텐츠에 대해 왈가왈부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존중'을 먼저 배워라"고 일갈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