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게 첫 패배를 안겼던 독일 3부팀의 돌풍이 독일 축구계를 휘몰아치고 있다.
자르브뤼켄은 13일(한국시각) 독일 자르브뤼켄 루트비히스파르크슈타디온에서 열린 1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 2023~2024시즌 DFB 포칼 8강에서 2대1 대역전승을 거두며 2019~2020시즌 이후 4년만에 포칼 준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32강에서 '독일 1강' 뮌헨을 2대1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독일 축구계를 놀라게 했던 자브르뤼켄은 16강에서 '전통강호'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2대0으로 제압했다. 묀헨글라트바흐전까지 토너먼트 3경기에서 분데스리가 팀을 연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독일 3부 9위에 위치한 팀이 꺾은 팀은 분데스리가 2위(뮌헨), 6위(프랑크푸르트), 12위(묀헨글라트바흐)다. '김민재 소속팀' 뮌헨은 포칼 역대 최다 우승팀(20회)이고, 프랑크푸르트는 지난해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자이언트 킬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행보다.
자르브뤼켄은 선수단 전체 시장가치가 668만유로(약 95억원·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에 불과하다. 김민재의 시장가치(6000만유로·약 860억원)의 9분의1 수준이다.
추가시간 역전 결승골을 넣으며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장신 공격수 카이 브륀커는 독일 스카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늘 또 모든 것을 바쳤다. 선수 한 명 한 명이 정말 자랑스럽다. 경기장, 벤치, 관중석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 트로피(MOM)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들뜬 소감을 말했다.
관중석에서 여동생, 처남, 시어머니를 발견한 브륀커는 감정이 북받쳐 인터뷰를 빨리 끝내길 원했다. "저를 그만 보내주세요.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어요." 그는 "오늘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축구의 로맨스를 볼 수 있었던 경기가 아니었을까"라며 "이제 준결승전이다. 결승전까지 단 한 발 남았다"고 끝까지 우승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뤼디거 지엘 자르브뤼켄 감독은 역사를 쓴 선수들에게 이날 밤 파티를 허락했다.
자르브뤼켄은 내달 3일 2부팀 카이저슐라우테른과 홈에서 준결승전을 치른다. 이 경기 승자는 레버쿠젠-뒤셀도르프전 승자와 결승에서 격돌한다.
자르브뤼켄은 전반 8분만에 로빈 하크에게 이른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불과 3분만에 모하메드 아미네 나이피가 동점골을 넣으며 전반을 1-1 동점으로 마쳤다.
1-1 스코어가 지속되던 후반 추가시간 3분, 브륀커가 역습 상황에서 준결승 확정 결승골을 뽑아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