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토트넘 캡틴 손흥민이 축구 실력은 물론 '사회생활'까지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영국 언론 '이브닝스탠다드'가 11일(한국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손흥민은 토트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덕분에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다며 엄청난 존경심을 나타냈다.
앞서 손흥민은 10일 애스턴빌라와 빅매치에 1골 2도움 맹활약을 펼치며 4대0 완승에 앞장섰다. 통계사이트 풋몹(fotmob)은 손흥민에게 평점 9점을 줬다. 경기 MVP였다.
손흥민은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할 수 있었지만 사령탑 포스테코글루에게 공을 돌렸다. 주장으로서 클럽 전체를 아우르는 성숙함과 배려심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손흥민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다. 감독과 스태프들의 도움을 받았다. 모두가 나를 많이 도와주지만 특히 감독님 도움이 크다. 그가 나를 더 나은 선수로 만들어준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크게 표현했다.
이어서 손흥민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감독님께 완벽한 선수가 되고 싶다. 여전히 그에게 완벽한 선수가 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자신을 잔뜩 낮추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한껏 추켜세웠다.
손흥민은 "내가 무엇을 더 하면 좋을까요? 감독님께 물어봐야겠지만 아무튼 더 열심히 해야 한다.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라며 고삐를 바짝 조였다.
동시에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가 하고 싶었을 법한 이야기도 자신이 나서서 했다. 그는 대승 직후였음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에게 당근 대신 채찍을 들었다.
토트넘은 애스턴빌라를 잡으면서 4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경기 전까지 애스턴빌라는 27경기 승점 55점으로 4위, 토트넘은 26경기 승점 50점으로 5위였다. 애스턴빌라가 이겼으면 토트넘의 4위 희망은 사실상 사라졌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맹활약을 앞세워 승리하면서 승점 2점 차이로 추격했다. 토트넘이 한 경기를 덜 소화했기 때문에 역전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동료들에게 여기서 만족해선 안 된다고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브닝스탠다드는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손흥민과 베르너가 후반에 추가골을 터뜨렸다. 데얀 클루셉스키는 1도움을 포함해 세 골에 관여했다. 히샬리송도 부상에서 복귀해 컨디션이 좋다. 토트넘은 공격 옵션이 다양해졌다. 그러나 손흥민은 모든 공격수에게 갈망을 유지하라고 촉구했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모두가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그들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트넘의 선수로 뛰고 있다.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토트넘은 손흥민과 서둘러 재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영국 언론 풋볼인사이더는 '소식통에 따르면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은 올해 여름 마무리된다'고 보도했다.
양 측의 계약은 2025년까지다.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도 가지고 있다. 비교적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토트넘은 변수를 차단하길 원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부자구단 알이티하드가 작년 여름부터 손흥민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다. 알이티하드는 손흥민에게 연봉 3000만유로(약 420억원) 토트넘에게 이적료 6000만유로(약 840억원)를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알이티하드는 손흥민과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를 동시에 영입하려는 야망을 꿈꿨다.
손흥민은 사우디 이적설에 대해 "프리미어리그가 좋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내게 돈은 중요하지 않다. 내게는 축구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토트넘도 손흥민을 팔아서 이적료 장사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 풋볼인사이더는 '사우디 프로리그 클럽들은 이번 여름 손흥민 영입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손흥민은 런던에서 행복하다. 여전히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한다. 토트넘은 손흥민에 대한 어떠한 제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에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잉글랜드 주장 해리 케인도 손흥민을 그리워했다.
영국 언론 '토크스포츠'는 10일 '바이에른 뮌헨의 스타 케인은 자말 무시알라를 향한 놀라운 어시스트가 토트넘 플레이북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케인은 9일 마인츠와 경기에서 무시알라에게 멋진 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시절 손흥민과 콤비네이션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었다.
케인과 손흥민 콤비네이션은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합작골 기록 보유자다. 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려 47골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부터 바이에른에 새 둥지를 튼 케인은 손흥민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 결정력을 보유했다. 케인은 공을 잡기 전에 반드시 손흥민이 어디에 있나 확인했다. 케인이 손흥민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면 손흥민은 여지없이 해결했다.
케인은 바이에른에서도 이러한 공격 전개를 갈망했다. 토크스포츠는 '프리미어리그 팬들은 이전에 봤던 장면이다. 케인은 토트넘의 전술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케인은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항상 그런 플레이를 했다. 나도 늘 손흥민을 찾았다"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케인은 "무시알라에게 그런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오늘 바로 그 장면을 포착했다. 무시알라는 그런 침투 움직임과 이어진 슈팅 연습을 많이 연습했다. 내 커리어 최고의 어시스트 중 하나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포스테코글루는 토트넘이 더 발전하려면 손흥민을 도울 선수 영입이 필수라고 호소했다.
그는 "확실히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가려면 1~2명의 선수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근처도 갈 수 없다. 일부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성장해야 한다. 몇몇 선수들이 발전했다. 계속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좋은 위치에 있게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디애슬레틱도 포스테코글루의 의견을 지지했다. 디애슬레틱은 '토트넘은 이번 시즌 핵심 포지션에 로테이션이 거의 없는 소수의 1군 정규 선수들에게 의존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손흥민은 대체가 불가능해서 팀 사정에 따라 측면과 센터포워드를 오가며 헌신했다.
디애슬레틱은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에서 뛸 가능성이 매우 높다. 토트넘은 최전방과 풀백 포지션에 더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특히 아직도 손흥민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는 최전방에서 더 높은 퀄리티가 필요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