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배우 유태오가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오스카에 입성한 가운데, 아내 니키리가 진심을 담아 축하를 보냈다.
니키리는 11일 "Oscar 2024 'Past Lives' 첫 번째 오스카로 기억할게. 이번에는 모모랑 갔지만 두 번째 오스카는 나랑 가자! 이제 드디어 시작이네. 축하해!"라는 글과 함께 남편 유태오의 오스카 입성을 축하했다. 홍석천 역시 "짱 멋지다 나의 유부보석ㅎㅎㅎ축하해"라며 함께 축하했다.
유태오는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첫 연출작 '패스트 라이브즈'의 주연을 맡아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비록 작품상은 '오펜하이머'에게, 각본상은 '추락의 해부' 쥐스틴 트리에, 아더 하라리에게 넘겨주며 수상은 불발됐지만 유태오와 셀린 송 감독에겐 오스카 입성이라는 의미를 안겨줬다.
2009년 데뷔 후 겪은 오랜 무명시절부터 유태오의 곁을 지키고 유태오가 배우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도운 니키리에게도 의미가 남달랐을 터. 니키리 유태오 부부는 '유퀴즈'에 출연해 서로를 지킨 '찐사랑'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2021년에 먼저 '유퀴즈'에 출연한 니키리는 "한국 와서 10년 있었는데 남편 뒷바라지하면서 다 썼다"며 "(유태오가) 무명 생활이 길었다. 15년인데 결혼하고 나서 10년이었다"고 떠올렸다. 니키리는 "태오 얼굴에 왜 못 뜨겠나 했다. 근데 안 뜬다. 5~6년이 지나니까 위기 의식이 오더라. 7~8년이 지나니까 영원히 이렇게 될 건가, 우린 평생 고생을 하겠구나 싶어 마음을 내려놨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유태오가 아르바이트를 못하게 막았다는 니키리는 "힘들어도 소년미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 풍파에 치이면 안 된다. 내가 치마폭에 꽁꽁 쌀 거다"라며 "그게 너의 매력인데 그거 잃어버리면 네 매력을 어떻게 어필할 거냐. 파도는 제가 맞으면 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이후 3년 뒤인 지난 '유퀴즈'에 출연한 유태오는 "오랜 무명으로 통장에 0원도 떠본 적 있다"며 "제가 한참 돈 못 벌었을 때 같이 마트에 장 보러 갔는데 마트 앞에서 산더미로 쌓인 신발이 있었다. 거기서 신발들을 고르면서 보다가 내려놓고, 그 2만 원이 아까우니까. 포도가 보이는데 들었다가 내려놓는 모습에 너무 미안했다. 다시는 그렇게 안 되게 만들려고 정말 열심히 할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유태오는 니키리에 대해 "언어가 모자를 만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 영혼을 둘로 나눈 사이다. 니키가 저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wjl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