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마지막까지 이승우에 대해 코치들과 논의했다. 2선 조합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이번에는 선발하지 못했다. 실망하지 말고 정진하길."
황선홍 A대표팀 임시감독이 개막 후 2경기에서 연속골을 쏘아올린 '코리안 메시' 이승우(수원FC)를 발탁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황 감독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태국과의 2연전(21일 홈, 26일 원정)을 치를 A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개막후 2경기 연속골 후 대표팀을 향한 간절함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이승우가 이번에도 대표팀 재입성 꿈을 이루지 못했다. 반면 이승우와 함께 K리그1에'유이'하게 2시즌 연속 두자릿수 골을 기록한 '득점왕' 주민규는 황선홍호에 승선, 첫 태극마크의 소망을 이뤘다.
황선홍 감독은 이승우를 뽑지 않은 데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승우 선수는 경기장에서도 직접 확인했다. 어제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인천전을 보기 전에 코칭스태프가 그 자리에서 미팅을 했을 만큼 마지막까지 이승우 선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마지막까지 깊은 고민이 있었음을 털어놨다. "2선 조합이나 여러 측면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선발하지 못했다. 조금 아쉽게 생각한다"며 특유의 진솔한 답변을 이어갔다. 이승우는 2018년 신태용 감독의 선택을 받아 러시아월드컵에 나선 후 2019년 6월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 태극마크를 단 이후 4년째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이재성, 정우영 등 유럽파 선후배들이 즐비한 2선 조합, 치열한 경쟁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그러나 황 감독은 격려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이승우 선수뿐 아니라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 대표팀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포기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정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승우 선수는 아쉬운 부분 중 하나"라고 재차 강조했다.
황선홍호는 개막 후 유망한 K리거들, 수원FC 에이스들도 매의 눈으로 점검했다. 지난 2일 수원FC의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 개막전(1대0승)을 정해성 KFA 전력강화위원장, 마이클 김 코치 등이 관전했고, 9일 2라운드 수원FC-전북전(1대1무)은 황 감독이 마이클 김 코치와 직관했다. 수원FC에선 '샤프'한 수비의 중심, 권경원(32)이 A대표팀에 재승선했다. 또 '득점왕' 주민규(울산HD)가 K리그에 누구보다 정통한 황 감독의 선택으로 첫 태극마크의 숙원을 이뤘다. 주민규를 발탁한 이유에 대해 황 감독은 "축구는 여러 요소들이 있다. 득점은 다른 영역이다. 3년간 리그에서 50골(2021시즌 22골/2022시즌 17골/2023시즌에도 17골·총56골)을 넣은 선수는 전무하다. 설명이 필요없다"고 즉답했다.
수원FC에선 유일하게 도장을 받은 1992년생 권경원은 전주 영생고 출신 전북 유스로 2013년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했다. 2014~2017년 아랍에미레이트 알아흘리, 2017~2019년 중국 톈진 취안젠, 2022~2023년 감바오사카에서 뛴 후 올해 초 수원FC에 깜짝 입단했다. 1m88-84kg의 탄탄한 피지컬에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이라 시야도 넓고, 빌드업에 능하고, 풍부한 활동량, 뛰어난 리딩능력, 커팅 능력을 겸비했다. 2017년 스물다섯의 왼발 센터백에게 중국 텐진 취안젠이 이적료 132억원, 연봉 37억원을 제시했던 이유는분명하다. 권경원은 2021년 김남일 감독의 성남FC에서도 눈부신 리딩능력으로 수비라인을 굳건히 지켰고 2022년 카타르월드컵 포르투갈전(3대2승) 선발로 나서는 등 A매치 30경기에서 2골을 기록중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부름을 받지 못했지만 황선홍호의 선택을 받으며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 밖에 황재원(대구) 양현준(셀틱·이상 22) 배준호(스토크시티) 김지수(브렌트포드·이상 21) 등 올림픽대표 연령에 해당하는 선수들은 A대표팀 대신 17일 소집되는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