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야구수도' 부산이 봄맞이 기지개를 켰다. 롯데 자이언츠의 승리가 야구장 흥취를 한층 돋웠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4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전준우의 동점타, 나승엽의 역전타를 앞세워 6대1 승리를 거뒀다.
바야흐로 야구의 계절이다. '한국시리즈 7연속 진출, 3회 우승'의 명장 김태형 감독이 부임하면서 롯데팬들의 기대치는 하늘을 찌르는 상황. 이날 김태형 감독은 부산 야구팬들과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자 롯데 사령탑으로써 가진 KBO 공식 데뷔전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아침녘에는 쌀쌀했던 날씨가 낮이 되면서 따뜻한 햇살에 봄기운이 가득해졌다. 부산 시범경기는 주중 무료, 주말 유료로 운영된다. 롯데 구단은 주말 테이블석은 5000원, 일반석은 3000원에 예매를 진행했다.
시범경기임에도 9483명의 팬들이 현장을 찾았다. '구도'다운 뜨거운 열기가 사직을 감쌌다.
여기에 롯데가 응답했다. 롯데는 4회 SSG에 선취점을 내줬지만, 타선이 6회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7회 대거 4득점하며 승부를 뒤집고, 8회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2024시즌의 출발을 시원한 승리로 장식했다.
롯데 선발은 나균안, SSG는 오원석이 나섰다. 양팀을 대표하는 젊은 선발투수들이다.
롯데는 초반 군불 때기에 나섰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1회말 선두타자 윤동희가 사구로 출루했지만 고승민의 병살타가 나왔다. 새 외인 타자 레이예스도 멋진 안타로 첫선을 보였지만, 후속타가 불발이었다. 3회말에도 윤동희가 2사 후 좌측 펜스 끝을 직격하는 3루타로 출루했지만 점수와 연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SSG가 먼저 유효타를 날렸다. 4회초 선두타자 전의산의 안타, 이어진 에레디아의 깊은 땅볼이 롯데 유격수 노진혁의 글러브 밑으로 빠지며 안타가 됐다.
무사 1,2루에서 한유섬의 중견수 키를 넘길뻔했던 장타성 타구는 롯데 레이예스의 호수비에 막혔다. 이어 전의산이 홈까지 파고들다 아웃됐다. 하지만 고명준의 적시타로 에레디아가 홈을 밟아 선취점.
롯데는 6회말 SSG 바뀐 투수 이건욱을 상대로 반격에 나섰다. 1사 1루에서 레이예스의 우중간 깊숙한 장타성 타구가 SSG 중견수 오태곤의 호수비에 잡혔지만, 흐름은 놓치지 않았다. 고승민의 2루 도루에 이은 전준우의 적시타가 터지며 1-1.
이어진 7회말에는 대거 4득점을 올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김민성의 볼넷, 노진혁 안타, 박승욱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됐다. 이어 나승엽의 2타점 적시타, 윤동희의 1타점 2루타로 순식간에 4-1이 됐다. SSG는 한두솔로 투수를 바꿨지만, 롯데는 고승민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추가했다.
8회말에도 1사 후 강태율의 안타와 이학주의 볼넷, 박승욱의 안타로 1사 만루가 됐다. 나승엽의 희생플라이로 6-1까지 앞서갔다.
롯데 역시 투수진 운영은 말그대로 '진심'이었다. 4이닝을 던진 나균안에 이어 박진형 김상수 구승민 진해수 최이준, 마무리 김원중까지 투입됐다.
롯데는 8회초 한동희의 실책과 SSG 전의산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3루에 최이준을 투입, 하재훈을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넘긴 뒤 김원중을 투입해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중간 계투진들이 잘 막아줬고,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이어 "감독 부임 후 첫 시범경기를 승리로 장식해 좋은 분위기에서 출발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