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배우 유태오가 아내 니키 리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유태오가 출연했다.
유태오는 파독 광부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부모님은 독일에서 매해 열리는 한인회 행사에서 만났다. 아버지가 어머니의 배구하는 뒷모습을 보고 반하셨다"면서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기차값을 벌려고 한 타임이 12시간인데, 2주간 더블로 일을 하셨다. 햇빛을 안 보고 24시간 동안 흙을 캤다"라며 아버지의 로맨틱한 모습을 전했다.
이어 "(부모님이) 탄광 문을 닫은 후 케밥집을 열었고, 5년 후 금은방을 차리셨다. 아버지가 벨기에를 다니며 금을 볼 수 있는 자격증을 따셨다"라며 성실함으로 독일에서 생계를 꾸리셨다고. 하지만 "마을 신문에 날 정도로 금은방에 강도가 들었다. 강도가 머리에 총을 겨눴는데 떨리는걸 느꼈다고 했다. 모든걸 빼앗겼지만, 보험이 있어서 그 돈으로 시골로 이사를 갔다. 시골에서 마지막으로 했던 사업이 호텔이었다. 35개의 방이 있는 시골의 작은 호텔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저희 아버지가 축구를 너무 좋아하셨다. 90년대 독일의 분데스리가가 유명해서 축구 선수들이 독일로 유학을 왔다"면서 "김주성, 최순호 감독, 박항서 감독, 최강희 감독, 홍명보 감독 들에게 '삼촌'하면서 지냈다"며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애초에 태어난 장소가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불안한 곳이다. 김치 때문에 냄새가 이상하다고 학생, 선생님에게도 구박 받고 놀림을 받았다"면서 "'나를 인정해달라는 외침'이 제 마음속에 항상 있는 것 같았다"고 유년기 시절을 회상했다.
그런가 하면, "아내 니키 리를 만난 날이 선명하게 기억난다"라며 11살 연상의 아내 니키 리 작가와의 러브스토리를 밝혔다. "독일 식당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데, 쉬러 식당 앞에 나왔는데 귀여운 여자가 보였다. 폼을 잡고 쳐다 봤는데, 눈을 피하지 않고 서로 쳐다 봤다"면서 "2시간 뒤에 식당 앞에 와서 보고 있더라. 외국분과 함께 와서 바에 앉아서 대화를 했는데, 니키가 '오늘 밤에 일 끝나고 우리 집에 오실래요?' 라고 질러버렸다. 알고보니 니키가 3일 뒤에 한국을 다녀와야해서 질러버린거다. 평소 눈여겨 보던 집이 니키 집이었다. 해뜰때까지 영화 이야기를 하고, 3일 내내 만났다"고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또한 '오후 4시에 항상 옆에 있어주겠다'는 유명한 이야기에 대해, 유태오는 "자유롭게 사는 사람이었다면 갑자기 생활의 패턴이 극변해서 많이 울고, 쓰러지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배우 인생을 미뤄두더라도 오후 4시부터 7시 사이는 항상 옆에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유재석은 "'태오의 소년미를 지켜주고 싶다. 풍파는 내가 맞을게'라는게 니키의 말이 그냥 나오는게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지켜준다"며 감탄했다.
한편으로는 "성공 해야겠다는 조바심도 있었을 것 같다"고 하자, 유태오는 "오랫동안 무명 시절이다 보니, 2016~17년에 통장이 0원인 적이 있었다. 니키의 작업으로 잘 메꿀 수 있었는데, 제가 그때 너무 미안해서 '영원히 나는 돈 못 버는 배우 일 수 있다'고 했는데, 니키는 편안하게 '당연하지'라고 했다. '여보가 힘들 수 있어 마음 아프지만 우리 열심히 하자'고 했다"면서 "다시는 그렇게 안 되게 만들려고 정말 열심히 한거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태오는 "뉴욕에서 연기 공부 후 한국에 배우 생활을 하러 왔는데, 한국어가 안됐다. 멘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한국인 흉내를 낸 것 같았다"면서, 아나운서 학원, 야채가게에서 일하면서 한국 문화와 말을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후 '머니게임'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영화 '버티고'로 데뷔 19년 만에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인정 받았다는게 너무 좋았다. 다국적인 문화에서 자라서 여기까지 왔는데, 피는 한국 사람이다" 라며 또 다시 울컥했다.
마지막으로 유태오는 '니키 리의 존재'에 대해 "한 영혼을 둘로 나눈 사이같다. 운명적인 만남인 것 같다. 35살 이후의 인생이 안 보였는데, 니키가 저를 만들어줬다"고 무한한 사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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