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감독님이 좋은 평가를 해주신 만큼, 그에 보답하고자 비시즌부터 최대한 노력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른 KIA 타이거즈 내야수 윤도현(21)은 자신의 다짐을 이렇게 밝혔다.
그 배경엔 KIA 이범호 감독이 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캠프 도중 윤도현을 두고 "김도영과 견줄 만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5툴 플레이어', '이종범의 재림' 등 갖가지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데뷔한 김도영은 데뷔 2년차였던 지난해 3할-100안타 고지에 오르며 재능을 입증했고, 태극마크까지 단 KIA 타선의 차세대 스타. 이런 김도영과 비교된다는 것은 그 재능 역시 만만히 볼 정도가 아님을 드러내는 것. 현역시절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이었던 이 감독의 평가이기에 그 무게감은 더 깊다.
윤도현은 2022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곧바로 1군 무대 신고식을 치른 동기생 김도영과 달리, 부상으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 역시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등 지독한 성장통을 겪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13타수6안타, 2홈런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면서 지난 두 시즌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었다. 윤도현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야수 MVP에 선정되며 활약을 인정 받았다.
윤도현은 "첫 해외캠프이기도 하고, 지난 2년 간 부상으로 많이 쉬어 긴장되고 부담도 됐는데 좋은 결과를 내면서 MVP까지 받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부상 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 몸 관리에 가장 집중했고, 그동안 훈련해온 걸 보여주고자 했다"며 팀에 융화되는 데 초점을 뒀다. 타격이 강점인 만큼 그 부분에서 많이 보여주고자 했다. 수비에 대한 의문을 지우고자 야간훈련도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고 밝혔다. 또 "(김)도영이가 룸메이트였는데, 같이 방을 쓰면서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선배들도 '다치지만 않으면 된다'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신에게 높은 평가를 내린 이 감독에 대해선 "코치 시절부터 너무 편안하게 대해주셨다. 솔직히 감독님이 되길 바라왔던 것 같다. 감독님이 좋은 평가를 해주신 만큼 그에 보답하고자 비시즌부터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하기도.
캠프에서의 좋은 결과는 자신감을 높일 만한 부분. 그러나 아직 모든 경쟁이 끝난 건 아니다. 2루와 3루, 유격수 자리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윤도현이지만 KIA엔 김선빈 박찬호 김도영이 이미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고, 서건창이라는 베테랑 선배도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윤도현이 아직까지 1군 무대에 자리를 잡을진 미지수. 오키나와 캠프 막판에 옆구리 뭉침 증세로 연습경기에 뛰지 못한 것도 변수다. 윤도현은 8일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그는 "옆구리 뭉침으로 막판 연습경기에 나서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며 "내일 병원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이후 일정이 나올 것 같다. (부상 가능성에) 긴장은 되지만 많이 괜찮아졌다. 큰 걱정은 안한다"고 말했다.
윤도현은 "유격수를 가장 많이 했으니 편한 감이 있지만, 입단 후 2루와 3루 연습도 집중적으로 했다. 캠프 기간엔 2루 훈련을 가장 많이 했다"며 "기본에 충실하는 게 우선이다. 수비적인 부분에 집중하려 한다. 장타력도 보여주고 싶다"고 다가올 시범경기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인천공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