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빨리 끝낼까. 물고 늘어질까.'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마지막 6라운드를 맞는다. 한 시즌 농사를 결산하고 수확하는 시기인 만큼 마지막 불꽃이 뜨겁게 타오를 전망이다. 농구팬들의 시선을 먼저 사로잡을 관전포인트는 선두 원주 DB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확정이다. 시즌 개막전부터 7연승을 달린 DB는 지금까지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채 선두 행진을 했다. 현재 35승10패, 9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DB의 우승 확정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0경기를 남긴 2위 수원 KT(29승15패)가 추격하고 있지만 승차가 5.5게임에 이르는 데다, 부상 변수도 없는 DB가 남은 9경기에서 급추락할 '대이변'은 상상 불가다. 게다가 DB는 KT와의 상대 전적에서 3승2패로 우위이고, 팀간 골득실에서 20점 앞서 있기 때문에 3승3패 동률이 돼더라도 20점차 이상 대패하지 않으면 된다.
결국 남은 관심은 '언제?'다. DB는 6라운드 첫 경기로 7일 서울 삼성전에 이어 9일 부산 KCC, 14일 KT전을 치른다. 2위 KT는 7일 KCC, 9일 울산 현대모비스, 11일 창원 LG전에 이어 14일 DB와의 맞대결이다.
여러 변수가 있지만 현재 페이스로 볼 때 DB가 14일 전후에 우승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DB가 14일 KT와의 맞대결까지 3연승을 추가하면 자력 우승 확정이고, 그 사이 KT가 2패를 더 안으면 앉아서 우승을 맛볼 수 있다. 물론 DB가 삼성과 KCC전에 연패를 하거나 KT가 연승을 한다면 다소 늦어질 수 있지만 DB의 정규리그 우승 결말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DB가 우승할 경우 김주성 감독은 초보 감독 데뷔 우승이라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2001~2002시즌 김진 감독(당시 대구 오리온스)과 2021~2022시즌 전희철 SK 감독이 초보 사령탑 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DB의 독주로 싱거워진 우승 경쟁이 아쉽다면 훨씬 화끈한 '2위 전쟁'을 보는 재미로 달랠 수 있다. 2위는 1위와 마찬가지로 4강 PO 직행이란 '메리트'가 걸려 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자리다.
공교롭게도 6라운드로 접어들면서 2위 쟁탈전은 안개 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KT를 비롯해 3위 LG, 4위 SK 등 '3강'이 치열하게 붙었다. 선두 탈환의 희망을 완전히 놓을 수 없는 KT는 1.5게임차로 따라붙은 LG(28승17패)와 2게임차 SK(28승18패)의 맹추격을 뿌리쳐야 한다.
KT는 최근 A매치 휴식기를 전후해 7연승까지 달렸다가 연패에 빠진 반면 LG와 SK는 각각 3연승, 2연승으로 반전에 성공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LG는 골밑의 제왕 아셈 마레이가 오랜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 눈에 띄게 강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3일 KT와의 원정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LG는 승차 '1'을 단번에 지워버린 여세를 몰아 11일 홈에서 다시 열리는 맞대결에서 2위 탈환을 완성한다는 각오다.
이들 두 팀이 치열하게 치고 받는 사이 SK는 잠깐 빠졌다 돌아온다.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4강 토너먼트 출전 차 필리핀으로 출국한 SK는 12일 귀국한 뒤 13일 한국가스공사전부터 리그를 재개한다. 필리핀 원정에 따른 체력적 부담이 우려되지만 그동안 예선리그를 거치는 동안 원정 후유증이 그리 크지 않았고, 좋은 성적으로 금의환향할 경우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베테랑 김선형이 리그 재개와 함께 복귀할 예정이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혼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돌풍의 팀 한국가스공사의 기적같은 6강 진출 가능성도 관심사다. 7위(19승27패)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3연패 부진에 빠진 6위 현대모비스(24승22패)를 5게임차로 추격하며 실낱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