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현재 전북 현대의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송스타' 송민규다.
송민규는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의 2023~2024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전반 4분 선제골을 폭발시키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경기 MOM(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이 경기 뿐만 아니다. 송민규는 올 시즌 전북이 치른 네 번의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대전하나시티즌과의 K리그 개막전에서도 후반 교체투입돼 후반 40분 안현범의 동점골을 돕는 등 임패트 있는 모습을 보였다.
눈여겨 볼 것은 송민규의 포지션이다. 측면이 아닌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송민규는 포항 스틸러스 시절부터 왼쪽 날개로 주로 뛰었다. 스피드는 뛰어나지 않지만, 탁월한 키핑력과 힘을 앞세운 돌파, 그리고 뛰어난 위치선정을 바탕으로 한 결정력을 앞세워 주목을 받았다. 송민규는 이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2020년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고, 2021년 여름 거액의 이적료에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대표 선수로도 성장해 2022년 카타르월드컵,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 등에도 나섰다.
하지만 포항 시절 보여준 폭발적 성장세가 정체되는 분위기였다. 전북 이적 후에는 매 시즌 부침 있는 모습이었다. 그 사이 A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지난 시즌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부임한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측면의 빠른 공격을 핵심으로 한다. 당연히 스피드가 뛰어난 윙어들을 중용했다. 송민규에게 위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측면 대신 중앙으로 위치를 바꿨다. 물론 측면에서도 종종 뛰었지만, 주로 중앙에서 뛰며 다양한 플레이를 펼쳤다. 위치를 바꾸자 송민규의 장점이 더욱 극대화됐다. 송민규는 안현범과 함께, 지난 시즌 부진했던 전북 공격진의 한줄기 빛이었다.
송민규는 올 시즌 더욱 원숙해진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특유의 돌파력은 여전하고, 패스까지 좋아진 모습이다. 좌우 전환은 물론이고, 전문 플레이메이커 못지 않은 창의적인 패스를 뿌리고 있다. 대전전에서는 교체투입됐음에도 팀내 최다인 4개의 키패스를 기록했다. 송민규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하프스페이스를 적극 공략하며, 전북 공격을 이끌고 있다. 사실 송민규가 중앙에서 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상식 감독 시절 스트라이커들의 줄부상으로 제로톱으로 변신해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가능성을 보인 송민규는 올 시즌에는 아예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올 시즌 전북 스쿼드의 유일한 약점이 전문 '10번' 선수의 부재였다. 송민규의 성장으로 고민을 말끔이 씻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송민규의 등번호도 '10번'이다. 전천후 공격수로 성장 중인 송민규는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송민규는 "아직 내 경기력에 스스로 만족하지 않고 있다. 더 개선하고, 노력한다면, 다시 A대표팀 승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전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