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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중계권료 연 2천억 잭팟→관중 하락→공짜표...결국 유료중계 핵심은 콘텐츠, 해외 사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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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BO리그 온라인 유료 중계 결정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부터 TV가 아닌 휴대폰, PC로 야구를 보기 위해선 온라인 중계 독점권을 가진 OTT 플랫폼 티빙을 거쳐야 한다. 4월 한 달간은 무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나, 5월부터는 월 5500원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프로야구 시청이 가능하다.

티빙 측은 가입 시 야구 외에도 TV,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공짜'로 야구를 보던 상황에서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 반면, 야구 역시 거대 산업으로 성장한 시대인 만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콘텐츠를 즐겨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유료 중계 시도는 국내에선 처음이지만, 해외에선 오래 전부터 보편화된 영역이다. 최근엔 OTT가 가입자 증대를 통한 수익 극대화 목적으로 스포츠를 '킬러 콘텐츠' 삼아 천문학적 중계권료를 내고 가입자를 끌어 모으는 추세다.

KBO와 가장 가까운 사례로는 일본 J리그를 들 수 있다.

J리그는 2017년 영국계 스포츠 미디어그룹 퍼폼과 10년 간 2100억엔, 당시 환율로는 2조원이 넘는 디지털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티빙이 KBO리그 3년 중계권료를 확보하는 데 들인 비용이 1350억원인데 반해, J리그의 연간 중계권료는 무려 2000억원이 넘는다. 3000만명에 달하는 일본 축구 팬 기반의 내수 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중계 시장으로까지 확장 가능한 축구의 종목적 특성이 반영됐다. 당시 퍼폼 측은 중계 플랫폼인 DAZN의 가입자 목표를 400만명으로 잡았다. 퍼폼 그룹과 J리그는 지난해 2027년까지인 중계권 계약을 2033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J리그와 DAZN 모두 울상이다.

J리그 관중수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시즌 634만명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엔 581만명으로 줄었다.

중계권 계약 첫해(577만명)와 비교해보면 고작 4만명 증가에 그쳤다. 코로나를 거치며 바뀐 사회상,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등장 후 일본 야구 열기 가속화 등도 원인으로 꼽히지만, 중계권 계약 후 DAZN을 통해서만 볼 수 있게 된 환경이 결국 J리그 진입 장벽을 높였다는 분석.

DAZN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가입자 수는 당초 목표치인 400만명을 훨씬 밑도는 100만명에서 답보 상태다. DAZN은 J리그 외에도 요미우리 자이언츠 등 일부 팀 경기와 유럽 축구, 각종 스포츠 중계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본 스포츠팬들이 주목하는 메이저리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은 없다.

이런 고민은 결국 출혈 경쟁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J리그는 지난해 리그 30주년 기념 명목 하에 무료 입장권 60만장을 뿌렸다. DAZN은 중계권 계약 당시 1780엔(약 1만5700원)이었던 월정액 요금을 2022년 3000엔(약 2만6500원), 지난해엔 3700엔(약 3만2700원)으로 올렸다. 그동안 J1(1부리그)~J3(3부리그)를 모두 중계해왔으나,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J3 중계는 중단했다.

이웃 나라 타 종목 사례는 대형 중계권 계약이 윈-윈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티빙은 DAZN과는 다른 성향의 플랫폼이다. 스포츠가 아닌 TV, 드라마, 영화 중심으로 훨씬 더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KBO리그 중계 뿐만 아니라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OTT 스포츠 중계 후 신규 유입자 성향이 대부분 스포츠에 맞춰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티빙이 축구 국가대표 중계라는 또 다른 스포츠 콘텐츠를 갖추고 있지만, 해외에 비해 훨씬 작은 국내 OTT 시장 규모, 여전히 케이블 중계 시청 중심인 KBO리그 환경을 고려할 때 가입자 수를 과연 어디까지 늘릴 수 있을진 미지수다. 본격 유료화 시점인 5월 이후 성적표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