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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을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 오타니 떠난지 5개월 LAA전 전격 출격...6일 지명타자로 옛 동료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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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불과 몇 개월 전 동지가 현재의 적이 될 수 있는 게 냉혹한 프로의 세계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6년간 한솥밥을 먹은 옛 동료들을 적으로 만난다. 마침내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타석에서 선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3일(이하 한국시각)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와 인터뷰에서 "(시범경기)타석에 서는 오타니의 모습이 괜찮아 보인다"며 "다음 경기 스케줄은 내일 로키스전, 그 이틀 뒤 이전 소속팀 경기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즉 4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6일 에인절스전에 출전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두 경기 모두 홈인 캐멀백랜치에서 열린다. 에인절스전은 6일 오전 5시 5분에 열리고, 선발투수는 우완 체이스 실세스다. 실세스는 지난해 16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3.96, 56탈삼진을 올린 에인절스의 유망주로 올해 4,5선발 후보다.

오타니는 3타석 정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실세스와는 두 번 만날 수 있다.

오타니는 지난해 FA 시장에 나가 10여개 팀과 협상을 벌인 끝에 10년 7억달러를 제시한 다저스를 선택했다. 원소속팀 에인절스가 오타니에 구체적인 오퍼를 했는지에 관한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에인절스는 지난해 여름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시즌 끝까지 오타니와 함께 한다. 시즌 후 오타니가 잔류하기를 바란다"고 했었다. 에인절스가 지난해 오타니를 트레이드하지 않은 건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30% 이상 됐고, 오타니와 이별 준비가 안 된 팬들 입장을 배려했기 때문이다.

다시는 못 볼 수 있는 오타니가 시즌 마지막까지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뛰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겼다. 트레이드 불가를 선언한 직후인 8월 초 오타니는 팔꿈치 부상을 입어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을 끝으로 투수로 시즌을 마감했고, 9월 들어서는 복사근 부상을 겹쳐 타자로도 시즌을 접었다. 결국 9월 20일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재활에 들어갔다.

오타니는 시즌 종료 직전 라커룸에서 짐을 정리하며 사실상 에인절스에 이별을 고했다.

오타니는 2024년 투수로는 던질 수 없음에도 FA 시장에서 가치가 오히려 상승했다. 원하는 팀이 많았기 때문이다. 오타니와 에이전트가 직접 얼굴을 맞대고 협상을 벌인 구단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다저스를 비롯해 뉴욕 메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컵스 등이다. 물론 에인절스와도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가 다저스를 선택했다고 자신의 SNS에 알린 직후 디 애슬레틱는 '에이전트 네즈 벨레로에 따르면 오타니는 협상 과정 막바지에 에인절스와 만나 얘기를 나눴는데, 재계약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에인절스의 오퍼가 어느 정도였는지 밝히지는 않았다'고 했다.

LA 타임스는 '아트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는 다저스가 제시한 조건, 즉 10년 7억달러에 맞출 생각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다시 말해 에인절스는 오타니 쟁탈전에 참가할 만한 의지와 재정 능력이 안 됐다는 얘기다. 예상됐던 스토리였다.

실제 다저스와 함께 끝까지 경쟁을 벌인 팀은 토론토와 샌프란시스코였다. 특히 토론토의 경우 플로리다주 캠프 시설을 둘러본 오타니가 결국 계약을 위해 LA에서 토론토행 비행기를 탔다는 '오보'가 나오기도 했다. 토론토와 샌프란시스코는 최소 6억5000만~7억달러를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두 구단이 확인한 것은 아니다.

토미존 서저리를 순조롭게 진행한 오타니는 이번 스프링트레이닝 들어 배팅케이지 타격과 라이브 배팅을 마치고 지난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시범경기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경기에서 5회 좌중월 투런홈런을 날리며 절정의 배팅 컨디션을 과시했다.

이어 이틀을 쉬고 지난 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 두 번째로 출전해 1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을 올렸다. 2경기에서 6타석에 나가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2볼넷.

그리고 다시 이틀을 쉬고 4일 콜로라도전, 6일 에인절스전에 나서는 스케줄이다.

오타니는 스프링트레이닝서 50타석을 채우고 서울로 날아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전에 출전한다는 계획이다. 50타석에는 라이브 배팅 타석도 포함된다. 한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시범경기는 10경기가 남았다. 이제는 휴식일을 대폭 줄이고 실전 타격감 끌어올리기에 열중할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