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의 미래' 유예린(15·화성도시공사)이 새해 국제무대에서 눈부신 금빛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예린은 3일(한국시각) 알제리 라쿠폴 알제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유스 컨텐더 알제리 U-19 여자단식 개인전 결승에서 '홍콩 유망주' 웡호이퉁에게 3대1로 역전승하며 또 하나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달 27일 WTT 유스 컨텐더 튀니지 17세 이하(U-17) 금메달에 이은 2연속 역전 우승이자 19세 이하 대회 첫 우승이다.
이날 유예린은 1게임을 7-11로 내준 후 2게임을 11-9로 가져오며 게임스코어 1-1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3게임 6-6, 7-7,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다 7-10로 밀렸다. 게임포인트까지 내주며 흔들리는 듯했다. 그러나 유예린의 게임은 이때부터였다. 이후 내리 3득점하며 10-10 듀스 접전을 시작했고 강력한 포어톱스핀으로 승부하며 14-12 끝내 승리하며 흐름을 바꿨다. 고비를 넘긴 후 유예린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4게임을 11-6으로 마무리하며 게임스코어 3대1로 짜릿한 우승을 완성했다.
유예린은 알려진 대로 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의 딸이자 대한민국 탁구의 미래로 손꼽혀온 '탁구영재'다. 유예린은 올해 부천 소사중을 졸업한 후 오직 탁구에 전념하기 위한 선택을 했다. 김형석 감독의 화성도시공사 탁구단 유소년팀에 입단한 후 방송통신고에서 학업을 이어간다. 유 감독의 애제자인 '국대 에이스' 출신 조언래 코치가 새 시즌 개인코치로 동행, 세심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가운데 '15세' 유예린은 U-17, U-19 여자단식, 서너살 위 언니들과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기술과 위기를 극복하는 뒷심을 선보이며 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선수의 길에 들어선 고등학생 딸을 개인 전담코치에게 맡기고 본인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은 "예린이가 튀니지, 알제리 두 대회를 이어하느라 체력 소모가 많았을 텐데 정신력으로 이겨내는 모습이 좋았다. 많이 성숙한 것같다. 조언래 코치가 꼼꼼하게 지도해줘 고맙다"며 흐뭇함을 전했다. "과거엔 역전패도 많이 당했는데 최근엔 오히려 역전승 하는 모습이 많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연습할 때 노력한 것이 경기에서 나오고 있어 이번 우승을 통해 자신감이 많이 붙을 것같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이번 대회, 유남규 감독의 한국거래소행이 결정된 김가온(포항 두호고3)도 남자단식에서 동반 우승 소식을 전했다. 김가온은 이날 인도 자시 모디에게 게임스코어 3대1(11-3, 11-6, 9-11, 12-10)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유예린과 김가온은 튀니지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 혼합복식서도 2위에 오르며 2연속 준우승을 기록했다. 유예린과 김가온은 이달 14~17일 WTT 싱가포르 유스 스타 컨텐더 대회에 나선다.
딸과 제자의 쾌거에 유 감독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내년 한국거래소에 입단할 김가온과 예린이가 함께 남녀단식에서 우승해 겹경사다. 임종훈, 김동현, 안재현 등 기존 국가대표 에이스들과 권혁, 김가온 등 어린 선수들을 잘 성장시켜 대한민국 탁구의 자존심을 이어가는 좋은 팀을 만들어가겠다"며 한국탁구 레전드 사령탑의 각오를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