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승우(수원FC)가 K리그에서 골을 넣으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한다.'
공식이 또 통했다.
손흥민은 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 2023~2024시즌 EPL 27라운드 홈경기에서 2024년 첫 골이자 시즌 13호골을 폭발했다.
손흥민은 후반 14분 에베레치 에제에게 선제실점한 뒤 티모 베르너와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연속골로 팀이 2-1로 역전한 후반 43분, 역습 상황에서 달려나온 골키퍼를 피해 골문 우측 하단을 찌르는 날카로운 슛으로 3-1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카타르아시안컵 참가차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던 손흥민은 지난해 12월31일 본머스전 이후 약 석달만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골맛을 봤다. 득점 랭킹 공동 6위에 올라 선두인 '괴물' 엘링 홀란(맨시티, 17골)과의 득점차를 4골로 줄이며 득점왕 경쟁을 이어갔다.
2015년 EPL에 입성한 손흥민은 개인통산 116골로, '리버풀 전설' 스티븐 제라드(120골)를 단 4골차로 따라붙었다.
지난 라운드 울버햄턴전에서 1-2로 패한 토트넘은 2경기만에 승리하며 승점 50점(5위) 고지에 올랐다. 같은 날 4위 애스턴 빌라가 루턴 타운을 3-2로 꺾으면서 승점차는 그대로 5점차로 유지됐다.
공교롭게 손흥민이 득점한 당일, 한국에선 손흥민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료인 이승우가 골맛을 봤다.
이승우는 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에서 후반 교체투입해 후반 추가시간 9분 골문 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페널티로 결승골을 작렬했다.
'샤프'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이승우의 골로 K리그 사령탑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승우 골→손흥민 골' 공식이 통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이승우가 대전하나 원정에서 선제결승골을 넣은 뒤, 손흥민이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했다. 3경기째 득점이 없던 손흥민은 이승우의 3경기 연속골에 3골로 화답했다.
이 '공식'은 이승우가 수원FC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3월부터 시작됐다. 이승우는 3월20일 대구FC와의 홈경기에서 K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같은 날(현지시간 기준), 손흥민은 웨스트햄전 멀티골로 팀에 3대1 승리를 안겼다.
4월3일, 이승우는 기세를 몰아 성남FC전에서 또 골을 터뜨리고는 '둠칫둠칫' 신명나는 댄스 세리머니를 했다. 같은 날, 손흥민은 뉴캐슬과 홈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다. 춤은 따라 추지 않았다.
4월10일에는 순서가 바뀌었다. 손흥민이 한국시간 새벽에 애스턴빌라전 해트트릭을 선보였다. 이승우는 '흥민이형'의 기운을 받아 오후에 열린 김천 상무전에서 3호골을 작성했다.
손흥민은 4월16일 브라이턴전과 24일 브렌트포드전에서 침묵했다. 팀도 2경기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하며 승점 1점 획득에 그치는 일시 부진에 빠졌다. 놀랍게도, 이 기간은 이승우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휴식기로 인해 '잠정휴업'한 상태였다.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 이승우가 어린이날에 맞춰 팬들에게 득점 선물을 하자, 손흥민은 어버이날에 프리미어리그 20호골이라는 믿기지 않는 기록을 팬들에게 선물했다.
축구팬들은 이승우와 손흥민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하는 순간, 둘간의 연결고리가 생겼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해당 대회에서 이승우는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손흥민 등 동료들에게 병역 면제 혜택을 '선물'했다.
한편, 이승우와 손흥민이 나란히 득점한 날, 유럽에서 '코리안데이'가 펼쳐졌다.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은 바츠카 토폴라 원정에서 열린 세르비아수페르리가 23라운드에서 후반 39분 페널티 득점으로 3-1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 축구 기대주 배준호(스토크시티)는 미들즈브러와 잉글랜드 챔피언십 35라운드에서 전반 40분 골문 구석을 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시즌 2호골을 작성했다. 팀은 후반 26분 루이스 베이커의 추가골을 묶어 2-0 승리하며 강등권 탈출의 희망을 키웠다.
'국대 간판 미들' 이재성(마인츠)은 보루시아묀헨글라트바흐와 독일분데스리가 24라운드에서 전반 12분 조나단 부카르트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팀은 1-1로 비기며 강등권인 17위에 머물렀다.
아시안컵에 차출됐던 유망주 수비수 김지수(브렌트포드)는 첼시와 홈경기에서 모처럼 엔트리에 포함돼 EPL 데뷔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2-2로 비긴 경기에 투입되진 않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