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적 첫해 필승조로 활약하며 팀의 우승에 공헌했다. 하지만 이듬해 팔꿈치 부상으로 쓰러졌다.
2022년 5월의 팔꿈치 부상은 박시영을 커리어 오버의 위기로 몰고 갔다. 하지만 박시영은 2023년까지 1년반을 고스란히 날리면서도 복귀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스프링캠프에 포함됐다. 이강철 감독에게 우승을 안겼던 그가 부상을 이겨내고 1군 무대로 돌아왔다.
박시영은 복귀 첫 캠프임에도 '훈련 도우미'를 자처하며 후배들을 지도하고 솔선수범하고 있다.
'힘을 빼고 가볍게 던지는' 시범부터 마운드에 오르기전까지 루틴을 통해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방법,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등 변화구를 던지는 요령, 경기운영까지 오랜 커리어에서 나오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중이다.
어린 투수들이 많은 KT다. 이들 중에는 박시영에게 먼저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선수들도 있다. 이강철 감독이 원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김영현이다. 올시즌 박영현-손동현의 뒤를 잇는 필승조를 꿈꾸는 그다. 이미 150㎞대 직구 하나만큼은 인정받은 선수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무대를 경험하며 한층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캠프 초반은 시련이었다. 김영현은 "감을 잡지 못해 마음이 안 좋았다. 그런데 시영이 형의 조언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나도 그런 적이 있다.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가볍게 던지라'는 조언이 제대로 통했다. "베테랑 선배도 나랑 같은 시절이 있었구나"라는 점도 마음의 위안이 됐다고.
박시영은 "후배들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저연차 선수들은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아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라며 "내 경험을 전해주다보니 후배들이 찾아오는 것 같다. 내 연차쯤 돼야 알수 있는 것들을 알려주려고 한다. 후배들이 스스로 느끼게끔 하고 싶다."
오키나와(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