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7억 달러의 남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깜짝 발표를 했다. 다저스 입단과 함께 올해 일본 여성과 결혼했다는 고백이다.
오타니는 29일 자신의 SNS에 "모든 친구과 팬들께. 발표할 것이 있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다저스에서 내 커리어의 새로운 장을 시작했을 뿐 아니라, 모국 일본에서 온 여성과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이제 모두가 내 결혼 사실을 알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앞으로 다가올 내 삶이 흥분된다. 모두의 지지에 감사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오타니는 일본어로 쓴 입장문에서 좀더 자세한 속내를 밝혔다.
"따뜻한 응원에 감사하다. 시즌 개막이 다가오고 있는데, 오늘은 결혼 사실을 모두에게 보고드린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팀, 새로운 환경에서의 시작"이라며 "2명(1마리, 애견)이 힘을 합쳐 서로를 지지하고, 팬여러분과 함께 걸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미숙한 점이 많겠지만, 따뜻하게 지켜봐달라"는 말과 함께 "상대는 일본 여성이다. 무허가 취재는 삼가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일본 매체들은 사실로 확인된 열애조차 없었던 오타니의 깜짝 발표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전세계가 궁금해할 배우자의 정체가 공개될지, 한다면 어느 정도 범위일지 궁금해진다. 오타니는 그 자신의 사생활 노출도 극도로 꺼려왔다. 다저스에서 애견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와중에도 '데코핀'이란 이름을 밝히는 것조차 신중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오타니는 지난해 한 브랜드 앰버서더로 위촉됐을 당시 자신의 결혼관에 대해 '밝히고 싶지 않다'는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오타니는 "마음이 평온한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혼과 아이도 포함해 앞으로도 사생활은 그렇게 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타니는 지난 겨울 계약기간 무려 10년, 7억 달러(약 9338억원)에 LA 에인절스를 떠나 다저스에 입단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는 "역사적인 선수의 역사적인 계약"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부를만도 하다. 역대 전세계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의 기념비적인 계약이다. MLB닷컴은 오타니의 계약에 대해 리오넬 메시가 2017~2021년 바르셀로나와 맺었던 6억7400만 달러, 킬리안 음바페가 파리생제르맹(PSG)에 2025년까지 머물 경우(2018~2025년) 받을 수 있는 6억 7900만 달러를 능가하는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연평균 7000만 달러 역시 연간 최고액이다.
북미 프로스포츠만 따로 따지면 미프로풋볼(NFL) 슈퍼스타 패트릭 마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의 10년 4억 5000만 달러가 종전 최고 신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선 오타니의 전 동료 마이크 트라웃의 12년 4억 2650만 달러, 연장계약 아닌 FA 계약으로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9년 3억 6000만 달러가 최고액이었다.
오타니는 '이도류(투타 병행, 투웨이)'라는 신개념으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뒤바꾼 선수다. 투수로는 38승19패 평균자책점 3.01, 타자로는 통산 타율 2할7푼4리 171홈런 43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2를 기록했다.
2013년 니혼햄에서 데뷔한 그는 일본프로야구(NPB)에 '이도류'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미국으로 진출, 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신인상을 수상한데 이어 2021, 2023년 시즌 MVP까지 거머쥐었다.
두번 모두 만장일치였다. 만장일치 MVP를 통산 2차례 차지한 것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다. 지난해 성적은 타율 3할4리 44홈런 9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66으로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이자 양대리그 합산 OPS 1위였다. 투수로는 23경기에 선발등판, 132이닝을 소화하며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 탈삼진 167개를 기록했다.
오키나와(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