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파리 생제르맹(PSG) 미드필더 이강인이 두 경기 연속 혹평을 받으며 PSG 주전 경쟁에도 다시 위기감이 조성됐다.
이강인은 26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스타드 렌과의 2023~2024시즌 리그앙 23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만을 소화하고 교체됐다. PSG는 이날 경기 아민 구이리에게 선제골을 실점했지만, 경기 종료 직전 곤살루 하무스가 페널티킥을 얻어내 이를 직접 성공시키며 극적인 1대1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
이강인은 직전 낭트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지난 경기에서 공격진 한 자리를 차지한 것과 달리 이번 경기에서는 미드필더 포지션에 자리했다.
활약은 미미했다. 선발 출전해 45분을 소화하고 교체되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88%, 태클 성공 1회 공 소유권 회복 2회, 기회 창출 1회 등 경기장에서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떠났다. 장기인 탈압박과 킥도 거의 선보이지 못했다.
평점과 평가에서도 혹평이 쏟아졌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평점 6.3점을 부여하며 골키퍼 돈나룸마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평점을 이강인에게 부여했다. 프랑스 언론은 더욱 날선 비판을 내놓았다. 프랑스 풋메르카토는 이강인에게 팀 내 최하점인 3점을 부여하며 "이강인은 미드필더 지역에서 기대했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기술적으로 볼 처리가 엉성했고, 몇 차례 공 소유권도 잃었다. 결국 그는 미숙한 상황 대처로 큰 실망을 안겨주고 하프타임에 교체됐다"라고 혹평을 쏟아냈다. 프랑스의 막시 풋도 최하인 3점을 부여하고 "공격 전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지나치게 신중해 공을 잃는 장면만 눈에 띄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직전 경기 낭트전에서의 평가보다도 더욱 심각한 평가였다. 이강인은 지난 낭트와의 경기에서 아시안컵 이후 PSG 복귀전을 치렀다.
당시 경기에서 이강인은 전반 18분 직접 돌파를 통해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와 공격을 전개했다. 이강인은 직접 슈팅을 통해 골문을 노렸으나 수비에 걸리며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전반 34분에는 이강인이 크로스를 올렸지만 바르콜라에게 닿지 못하며 위협적인 장면으로 마무리되지 못했다. 이후 후반 16분 교체되며 풀타임을 소화할 수 없었고, 경기 내내 기회 창출 2회, 슈팅 1회를 기록한 이강인은 볼 경합 성공률 0%, 크로스 성공률 22% 등으로 아쉬운 수치 등도 더욱 도드라졌다.
낭트전 이후 프랑스 언론은 이강인에 대한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프랑스의 90min 프랑스판은 이강인에게 팀 내 하위권인 평점 4점을 부여하며 '이강인은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우스만 뎀벨레 대신 출전한 그는 경기장에서 영감을 얻지 못했고, 낭트 수비진에 쉽게 막혔다'라고 전했다. 프랑스 풋메르카도도 이강인에게 평점 5점을 부여하며 '이강인은 플레이를 시도하고, 파트너들과 연계를 시도했지만 도움이 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아시안컵을 위해 PSG를 떠나기 직전 프랑스 언론이 이강인을 향해 남겼던 찬사를 고려하면 이강인의 현재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주전 경쟁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강인은 지난 1월 4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트로페 데 샹피옹(슈퍼컵) 경기에 선발 출전해 선제골을 기록하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PSG의 올 시즌 첫 트로피가 달려있는 이번 슈퍼컵 경기를 위해 이강인은 아시안컵 차출 시기까지 조율하며 참가하는 열정을 보였다. 이미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마련되는 대표팀 전지훈련 캠프에 합류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강인이 클린스만 감독에게 슈퍼컵 경기를 뛰고 싶다고 요청했고, 감독이 허락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PSG는 이강인을 슈퍼컵 경기에 출전시키기 위해 설득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강인도 결국 슈퍼컵 경기까지 소화하고 팀을 떠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강인은 이번 슈퍼컵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자신이 남아야 했던 이유를 증명했다.
이강인은 선제골로 PSG가 경기를 쉽게 풀어갈 활로를 뚫었다. 전반 3분 비티냐의 롱패스가 우측에 위치한 뎀벨레에게 향했다. 뎀벨레는 곧바로 문전으로 쇄도하는 이강인을 향해 컷백 패스를 시도했다. 이강인은 왼발로 침착하게 골문 구석으로 밀어넣으며 툴루즈 골망을 흔들었다. 해당 득점은 이강인의 PSG 소속 첫 득점이자, PSG가 2024년에 기록한 첫 득점이었다. 이후 이강인은 경기 내내 날카로운 패스와 공격에서의 센스를 선보였다. 특히 전반 35분에는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패스를 받은 이강인이 가슴으로 공을 트래핑한 이후 곧바로 시저스킥을 시도하며 툴루즈 골문을 노렸다. 아쉽게 정면으로 향하며 골키퍼에게 잡혔지만, 이강인의 폼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경기 결승골을 기록한 이강인은 기회 창출 1회, 슈팅 2회, 드리블 성공 2회, 인터셉트 2회, 공 경합 성공 4회 등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으며, 리그앙도 이강인이 경기 공식 최우수 선수(MOM)에 선정됐음을 알리며 개인 트로피를 장면을 SNS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이강인의 활약상에 스페인 언론까지 박수 부대에 합류했다. 스페인의 아스는 'PSG의 새로운 왕자 이강인은 슈퍼컵 MVP를 수상하며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라며 당시 이강인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아스는 '지난여름 PSG의 큰 결정 중 하나는 소속 스타들을 내보내고 팀적으로 강조된 팀을 만드는 것이었다.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도 팀 위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체계를 강조해 반복했고, 이 새로운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이강인 영입이었다. 그가 2200만 유로에 파리에 도착한 것은 스페인 축구가 아닌 프랑스 축구를 위해서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강인은 도착 이후 곧바로 파리에서 인기 있는 현상이 됐다. 이강인의 유니폼 판매는 PSG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인 음바페를 능가하는 역사적인 최고치에 이르렀다. PSG 서울 매장은 아시아 투어에서 대성공을 거뒀고, 이는 아시아 시장 진출의 확실한 신호탄이 됐다'라며 이강인의 인기를 평가했다.
아스는 '이강인은 동료들과 환상적인 연계를 보여주고, 서로를 훌륭하게 이해하는 음바페와의 팀워크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안컵 합류로 마지막 경기가 되는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이었고, 한국 대표팀 합류로 다가오는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결장할 수도 있다. 이강인을 한 달간 놓치고 겨울 이적시장에 나서야 할 수 있는 PSG에게는 뼈아픈 공백이다. 그는 이미 엔리케에게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며, 엔리케는 그를 끊임없이 칭찬했다'라며 이강인의 활약 이후 이탈이 PSG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시안컵 복귀 이후 이강인의 활약상이 미미해지자, 좀처럼 언론에서도 이강인에 대해 크게 주목하지 않고 있다.
주전 입지와 함께 인기도 흔들릴 수 있다. 이강인은 올 시즌 활약과 함께 엄청난 인기를 선보였다. 10월은 시작부터 좋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튀니지전에서 A매치 데뷔골도 넣었다. PSG 복귀 후에도 활약은 이어졌다. 스트라스부르전에서 선발로 나섰으며 지난달 26일 홈에서 열린 AC 밀란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라운드 경기에선 교체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PSG 소속 첫 득점까지 터트렸다. 후반 26분 투입된 이강인은 PSG가 두 골 차로 앞섰던 후반 44분 자이르-에메리의 패스를 받아 팀의 3번째 득점을 터트리며 팀의 3대0 대승에 일조했다. 해당 득점으로 이강인은 PSG 입단 후 5경기 만에 데뷔골을 맛봤다.
이강인의 활약은 꾸준했다. 스트라스부르전에 이어 리그 10라운드 브레스트 원정에서 선발로 출격한 이강인은 멋진 아웃프런트 패스로 음바페의 득점을 도우면서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 리그 5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달성한 몽펠리에전에서는 결승골까지 기록하며 리그앙 첫 골까지 기록했다.
감독의 호평도 이어졌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의 활약에 대해 "완벽한 선수다. 작지만 전방, 후방, 안쪽, 측면, 수비, 골까지 넣을 수 있는 선수다. PSG에게 그는 빅 영입이다. 계약했을 때부터 그의 잠재력을 알았다. 여전히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잘 뛰고 있다. 그를 팀에 합류시킨 건 행운이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이강인은 압박을 받을 때 공을 잃지 않는다. 좋은 결정을 내리고 오늘처럼 골을 넣는다. 그리고 그는 배가 고프다. 배고픔은 선수로서 발전에 정말 중요한 요소다. 그는 우리 스쿼드에서 그러한 특성을 지닌 또 다른 좋은 선수"라며 이강인의 간절함도 높게 평가했다.
인기도 상상을 초월했다. 프랑스 RMC 스포츠 소속 유력 기자 파브리스 호킨스는 "현재 매장에서 가장 많은 유니폼이 팔린 선수로도 이강인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네이마르와 마르퀴뇨스가 그 뒤를 잇고 있다"라며 프리시즌부터 이어진 이강인의 엄청난 인기에 주목했다. 이강인은 시즌 개막 후에는 음바페를 유니폼 판매량에서 제쳤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일부 매체들은 이강인의 PSG 합류가 아직 반시즌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확실한 히트작이라고 평가를 남겼다. PSG 출신이자, 현재 PSG 아카데미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로 활동 중인 디디에 도미도 이런 의견과 비슷한 주장을 했다. 도미는 "이강인이 매우 기술적인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는 공을 받고 턴 하는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압박에 대처하고 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를 미드필더에 기용하는 게 효과적이다"라며 이강인이 중원에 자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그앙 사무국도 'PSG 이강인은 언더커버 슈퍼스타다. 이강인의 유니폼이 PSG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킬리안 음바페와 우스만 뎀벨레의 이름보다 이강인의 이름이 더 눈에 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파르크 데 프랭스로 계속 몰리고 있다'라며 이강인의 인기를 조명했다. 이어 'PSG는 이강인의 존재로 혜택을 누리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에게 유용한 선수일 뿐만 아니라 그는 PSG가 아시아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인기를 끌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2세인 그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는 아시아의 새로운 스타가 되어 한국대표팀 스타 손흥민의 뒤를 이을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라고 차세대 아시아 대표스타라는 평가까지도 남겼다.
하지만 경기에서의 활약이 줄어든다면 인기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더욱이 복귀전을 앞두고 아시안컵 당시 대표팀에서의 탁구 논란까지 등장하며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PSG도 팀 미래의 핵심으로 다른 선수들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PSG는 최근 에이스 음바페가 팀을 떠날 의사를 수뇌부에 전달하며 음바페 이후의 시기를 준비 중이다.
영국의 비사커는 'PSG는 사비 시몬스와 워렌 자이르 에메리가 팀 프로젝트를 이끌길 원한다'라며 PSG의 미래 계획에 주목했다.
비사커는 'PSG는 팀 미래 프로젝트의 새얼굴로 시몬스와 자이르 에메리에 대해 얘기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PSG의 보석들이 곧 새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확인했다'라며 PSG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자이르 에메리는 이미 PSG에서 2006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주전 자리를 차지한 특급 유망주다. 엔리케 감독은 자이르 에메리의 기량에 대해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중원 전 지역을 소화할 수 있는 점도 자이르 에메리의 강점이다.
시몬스의 경우 활약은 더욱 돋보인다. 유스 시절 바르셀로나와 PSG를 거치며 주목받은 유망주로 2022~2023시즌을 앞두고 PSG에서 PSV 에인트호번 이적한 이후 기량이 만개했다. 지난 시즌 에인트호번에서 리그 34경기 19골 8도움으로 득점왕을 수상했고, 공격진 전 지역과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어 이강인과 많은 부분이 겹친다. 장점도 탈압박과 박스 타격으로 올 시즌 이강인이 강점들과 비슷하다.
시몬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PSG에 복귀해 다시 RB라이프치히 임대를 떠났다. 라이프치히에서도 시몬스의 활약은 이어졌다. 올 시즌 리그 22경기에서 6골 7도움을 기록했으며, 공식전 32경기 8골 9도움으로 10-10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음 시즌 이강인과 주전 경쟁을 펼친다면 이강인의 우위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PSG 복귀 이후 여러 논란과 혹평으로 이강인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번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지 못한다면 이강인이 PSG 주전으로 다시 도약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기에 반등이 절실해 보인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