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꼴찌를 한 팀이 신이 났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가 25일 오키나와 나고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 카프와 시범경기에서 3대2로 이겼다. 1-2로 뒤진 9회말 2점을 뽑아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9회말 1사 후 5번 호소카와 료헤이가 볼넷을 골랐고, 6번 노무라 유키가 중전안타를 때렸다. 1사 1,3루에서 7번 가미가와바타 다이고가 좌전 적시타를 쳤다. 2-2 동점. 이어진 1사 1,2루에서 8번 이시이 가즈나리가 좌월 끝내기 2루타를 터트렸다. 3연타로 경기를 끝냈다.
투수들도 좋았다. 선발 우에하라 겐타는 4이닝 1안타 무실점, 네모토 하루카는 3이닝 2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타가 이상적으로 맞물려 승리를 만들었다.
프로 4년차 좌완 네모토는 3월 6~7일 유럽팀과 평가전에 나서는 일본대표팀 멤버다. 그는 6회 세 번째 투수로 나가 2사부터 7회까지 4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았다. 이번 대외 경기 2게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해 기대를 높였다.
25일 히로시마전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였다. 니혼햄은 캠프 기간에 열린 8경기에서 7승1무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라쿠텐 이글스전과 16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전을 4대2로 이겼다. 지난 18일 라쿠텐에 6대5 1점차 승을 거뒀고, 24일 요코하마전을 3대3 무승부로 마쳤다. 또 삼성 라이온즈와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13대1, 18대3, 4대3으로 승리했다.
타자들의 집중력이 좋았다. 8경기 중 7경기에서 두 자릿수 안타를 때렸다.
니혼햄은 수비에 문제가 있는 팀이었다. 지난해 팀 최다인 94실책을 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홈 구장인 에스콘필드에서 열린 가을캠프 첫날 수비훈련만 했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퍼포먼스였다. 이런 분위기 덕분일까. 지난 8경기에서 3실책에 그쳤다.
신조 쓰요시 감독은 "오늘이 캠프 마지막이라는 아쉽다. 앞으로 한 달 정도 더 하면 안 될까"라며 농담을 했다. 부상 선수 없이 캠프 일정을 마쳤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신조 감독은 "지난 한 달간 너무 충실하게 보내 무섭다"라고 했다.
니혼햄으로선 최상의 캠프였다.
니혼햄은 신조 감독 체제로 2022~2023년 2년 연속 퍼시픽리그 꼴찌를 했다. 올해는 '탈꼴찌'를 넘어 A클래스(6개팀 중 1~3위) 진입을 목표로 잡았다. 팀 역대 최다인 외국인 선수 8명으로 전력을 꾸렸다. 또 지난해 오릭스 버팔로즈의 우승 주역인 좌완 야마사키 사치야를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했다. 메이저리그로 떠난 우와사와 나오유키(탬파베이 레이스) 공백을 메웠다.
시범경기 초반 분위기는 좋다. 연습경기, 시범경기라고 해도 좋은 흐름을 만들었다.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팀에게 필요한 건 이기는 습관, 자신감이다.
니혼햄은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 지휘하던 2016년 우승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활약했던 때다. 이후 추락을 거듭했다. 우승 다음 해인 2017년 5위로 떨어졌다. 지난 7시즌 동안 3위를 한 2018년 딱 1번 가을야구를 했다. 2019~2021년 3년 연속 5위를 했고, 최근 2년 연속 바닥에 머물렀다.
니혼햄에 꽃피는 봄이 올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