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딱 하나 고민거리가 있는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2024 시즌 전력 구상에 몰입하고 있는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
사실 타자쪽은 걱정이 크게 없어 보인다. 지난해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이룬 주역들이 건재하다.
투수쪽은 불펜에서 출혈이 있지만 야수진은 여전히 튼튼하다. 염 감독은 "김현수, 오지환, 박동원 주축 타자들도 아직 터질 게 남았다. 오지환, 박동원이 20개 넘는 홈런을 쳐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뿐 아니라 문보경, 문성주, 신민재 등 확고하게 주전으로 자리잡은 선수들도 경험을 쌓아 더욱 농익은 야구를 선보여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염 감독은 주전 타선에 고민거리가 하나 있다고 했다. 도대체 뭘까.
염 감독은 "올시즌은 1번을 박해민으로 해보려 한다. 해민이 한테도 비시즌 중 '다음 시즌 1번을 칠 수 있으니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해놓으라'고 얘기했었다"고 말했다.
LG는 홍창기라는 '출루머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번 타순에서 엄청난 활약을 해줬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첨병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줬다. 홍창기는 출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렇게 좋은 1번타자를 두고 왜 염 감독은 박해민을 1번으로 올리려 하는 것일까.
염 감독은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고민을 했는데, 여러모로 '박해민 1번-홍창기 2번' 조합의 장점이 많다. 먼저 박해민이 살아나가면 도루가 가능해지고 상대 배터리가 흔들린다. 홍창기의 컨택트 능력이 워낙 좋기에 번트 없이 강공으로 1, 3루 찬스를 만들 수 있다. 빅이닝을 만들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창기는 출루율 뿐 아니라 지난 시즌 174안타로 최다안타 3위, 3할3푼2리로 타율 4위를 차지했다. '공격형 2번' 자리 적임자일 수 있다.
염 감독은 이어 "신민재가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9번에 들어가면 되는데, 신민재와 박해민으로 이어지는 그림도 나쁘지 않다. 두 빠른 주자가 동시에 출루를 하거나, 신민재가 나갔을 때 박해민이 작전 수행을 잘하면 경기 운용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고 했다. 염 감독은 올시즌 박해민, 신민재 중 1명을 꼭 도루왕으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피치클록이 처음 시행되는 시즌이기에, 발 빠른 2명의 선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박해민 1번은 누구나 알 듯 말이 안되는 카드가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부터 붙박이 1번타자로 활약해왔다. 여전히 150개 이상의 안타,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대할 수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