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983년생, 이번 시즌 4대 프로스포츠 기준 가장 어린 나이에 지휘봉을 잡았다.
김학민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 KB손해보험은 18일 의정부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5라운드 OK금융그룹전을 치른다.
경기전 만난 김학민 감독대행의 얼굴은 밝지 못했다. 지난 14일 후인정 전 감독이 자진 사임했고, 김 대행 체제로 치른 첫 경기였던 15일 현대캐피탈전은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아쉽게 졌다.
김 대행은 데뷔전에 대해 "솔직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며 웃은 뒤 "마지막 결과가 아쉬웠지만, 선수들이 잘해줬다.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될 거 같다"고 돌아봤다.
"우리팀의 약점은 블로킹과 아웃사이드히터 쪽 공격이다. 블로킹 타이밍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나름 잘 이뤄진 것 같다. 다들 우리팀이 약하다고 생각하시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서브로 공략해주고, 블로킹 타이밍 맞춰주고, 왼쪽에서 홍상혁이 좀더 해주면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5라운드도 막판으로 접어들었고, 이미 최하위가 확정적이다.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선수 시절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한 점프력으로 유명했던 그다. 대한항공에서 14년간 프랜차이즈스타로 활약했고, 말년에는 KB손해보험에서 2시즌을 뛴 뒤 은퇴, 올시즌까지 코치로 일하던 중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게 됐다.
김 대행은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게 뭔지, 확실하게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한명한명 한마디라도 나누려고 노력한다. 기준이 딱 정해져있다. 많은 것을 요구하진 않는다"면서 "(후인정)감독님이 많이 힘드셨겠구나 싶었다.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우선 1번의 승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내겐 좋은 기회다, 감사하다. 지도자로서 한단계 성장하는 계기로 삼겠다."
선수 은퇴 시즌이던 2020~2021시즌 비슷한 경험이 있다. 이상열 전 감독이 자진사임하면서 최고참이던 그가 작전타임을 주재하는 등 사령탑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김 대행은 "그때와는 압박감이 전혀 다르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으면서 잠도 잘 이루지 못한다고.
선수 시절과 변함없는 동안만큼이나 초췌해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는 "자다깨다 한다.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 같다. 많이 공부하겠다. 시간 날 때마다 다른 팀들 영상을 많이 찾아본다"고 했다.
"후 감독님께서 정말 미안해하셨다. 감독님이 부탁하신 대로 팀을 잘 추슬러 끝까지 마무리 잘하겠다."
의정부=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