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한국 여자 농구 간판스타 박지수(26·KB스타즈)가 태극마크에 대해 작심발언을 했다. 아무나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자부심이 느껴지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선수들이 이 영광된 임무를 소홀하게 여긴다고 느낀것이 아닌가 풀이된다.
박지수는 이미 국내에는 적수가 없다. 2023~2024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1라운드부터 5라운드 MVP를 독식했다. KB스타즈는 14일 시즌 네 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다. 박지수는 세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다. 올해 MVP도 확정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목이 말랐다. 박지수는 국내가 아닌 국제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박지수는 "포스트에서 받아먹는 플레이로는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이 없다. 3점을 쏜다든지 중거리에서 슛을 시도해야 요즘 추세에 맞다. 나는 그렇게 힘이 좋은 편이 아니다. 해외에 나가면 부침을 겪는다. 무기를 더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라고 해서 우물 안 개구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한국 여자 농구가 더 큰 물에서 인정을 받으려면 선수들 스스로 분발해야 한다고 박지수는 외쳤다. 당장 한국은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제외하면 국제대회에서 초라한 성적 뿐이다. 2020 도쿄올림픽 10위, 2022 농구월드컵 10위에 2024 파리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최종 예선 진출 조차 실패했다.
박지수는 "보완해야 할 점들만 생각난다. 개인적으로 포스트에서 완벽하지 않다. 더 압도적이고 싶다. 마무리 능력도 아쉽다. 이를 개선하면 완벽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신체적인 한계를 탓하자니 옆 나라 일본과 비교된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은메달, 항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일본은 최근 열린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스페인과 캐나다를 꺾었다. 본선에 진출했다. 박지수는 "농구가 신체 조건 영향을 많이 받는 종목이다. 일본은 평균 키가 1m77이라고 하더라. 그 키로 피지컬 좋은 선수들 사이에서 잘한다니 놀랍다. 내가 어렸을 때 한국 여자 농구가 그랬다고 들었다. 이제는 바뀌었다니 아쉽다"라고 입맛을 다셨다.
박지수는 지원도 중요하지만 선수들부터 마음가짐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수는 "일본은 스포츠에 지원이 엄청 많다. 우리나라도 그러면 좋겠지만 일단 우리가 먼저 잘해야 한다. 자신에게 안주하지 말고, '이 정도 하면 되겠지' 하지 말고, 더 큰 무대가 있으니 목표도 세우고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수는 최근 태극마크에 대한 간절함이 부족해졌다는 분위기를 감지했다고 털어놨다. 박지수는 "아무나 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살짝 자부심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아쉽다. 12명이 바로 모이지 말고 일본과 중국처럼 18~20명 불러서 거기서 경쟁해서 떳떳하게 승선해야 자부심을 느낄텐데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 협회에서 이런 점을 고려해서 냉정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