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둔 지난 2월 첫 주.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렛츠런파크 서울 경주로에 뉴페이스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바로 1994년생 김성현 기수. 지난 3일 서울 6경주에 '위너드래건'과 함께 데뷔전을 마친 그의 첫마디는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났다"였다. 빨갛게 상기된 그의 얼굴에는 경주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과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 그리고 기수의 꿈을 이뤘다는 기쁨이 공존했다. 첫 성적은 11위.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같은 날 출전한 2개의 경주에서 연속 4위를 하며 선전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그가 기수로 데뷔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3년 기수후보생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던 중 불의의 낙마사고로 아카데미를 나오게 된 그는 기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채 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 2016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말관리사로 취업한 그는 약 7년 정도 말과 함께 지내면서 기수시험에 도전했다. 그 결과 작년 신규 더러브렛 기수 면허시험의 유일한 합격자가 되면서 꿈을 이뤘다.
기수로서 본인의 장점에 대해 물으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체력"이라고 답했다. 어렸을 때부터 가졌던 기수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경주마처럼 지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온 그다운 답변이었다. 또한 그의 롤모델에 대해 묻자 "기수 선배님들 모두가 나의 롤모델이다. 훌륭한 선배님들에게 좋은 점만 배워서 계속해서 발전하고, 팬들에게 사랑받는 기수가 되고 싶다"라고 답했다.
안전하게 다치지 않고 꾸준히 기승하는 것이 목표라는 김 기수는 "지금은 많이 부족하지만, 팬분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성실하고 꾸준히 발전하는 기수가 되겠다"며 경마 팬들에게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는 인사 또한 잊지 않았다.
앳된 얼굴이었지만 그 속에서 진중함이 엿보였던 김성현 기수. 말과 기수라는 직업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느껴졌다. 렛츠런파크 서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김성현 기수에게 힘찬 응원과 함께 앞으로 펼칠 경마 스토리에 주목해보자.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