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제 우리 하기 나름이다."
'윌로우 효과'에 날개를 단 흥국생명. 이제 3점 차이 뿐이다. 정규리그 우승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위치까지 갔다. '배구황제' 김연경도 의욕이 타오르고 있다.
흥국생명은 1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현대건설과의 5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선두 현대건설이 아무 것도 해보지도 못하고,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다. 그만큼 흥국생명의 경기력이 좋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기 전까지 1위 현대건설과 2위 흥국생명의 승점은 6점 차이였다. 흥국생명이 이 경기를 패했다면 사실상 정규리그 우승 도전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었다. 아본단자 감독도 "오늘 지면 플레이오프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얘기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기고 나니 상황은 하늘과 땅 차이다. 3점차 추격이다.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 22승6패로 오히려 승수는 21승7패의 현대건설에 앞선다. 승점이 부족할 뿐이다.
'윌로우 효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옐레나의 태업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결국 교체라는 결단을 내렸고, 미국 메이저리그 '전설' 랜디 존슨의 딸 윌로우 존슨이 합류했다. 윌로우가 온 후 4연승. 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아본단자 감독은 "선수들간 소통도 좋고, 더 끈끈해졌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도 "윌로우가 압도적인 선수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가 온 후 팀이 뭉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더 무섭다"고 했다.
간판스타 김연경도 신이 난다. 김연경은 현대건설전 승리 후 "외국인 선수 교체 얘기가 나올 때, 나는 윌로우를 이미 알고 있었다. 다른 리그 영상 보는 걸 좋아하는데, 그 때 윌로우의 플레이도 봤다. 매우 적극적인 모습에 기대가 컸는데, 직접 보니 기대보다 더 좋은 선수였다. 태도, 기량 모두 좋아 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연경이 구체적으로 설명한 '윌로우 효과'는 뭘까. 김연경은 "우리 선수들을 보면 소극적인 친구들이 많다. 나서는 걸 무서워하고, 파이팅도 못 낸다. 그런데 그와 완전히 반대인 윌로우가 와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고 있따. 주도적으로 리더 역할을 한다. 우리 팀은 선수 1명이 혼자 하는 게 아닌, 조화로운 배구를 하는 팀인데 배구 스타일도 거기에 딱 맞는다"고 설명했다.
윌로우도 화답했다. 윌로우는 "한국에 온 자체가 너무 좋다. 우리 팀에 파워풀한 선수들이 많은 것도 만족스럽다. 하나로 뭉치고, 서로를 돕는다. 팀에서 필ㅇ로 하는 에너지를 내가 채워줄 수 있다고 하니 좋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연경은 다시 불붙은 우승 경쟁에 대해 "현대건설과 승점이 8점까지 벌어졌었다. 이 때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스타 브레이크 후 현대건설이 정관장에게 지더라. 거기서 희망의 생겼다. 이제 우리가 잘하면 넘길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에게 달려있다'. 이제 우리 하기 나름이라 생각한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