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본의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지바롯데)가 김태형호를 상대로 올 시즌 첫 실전 등판을 갖는다.
사사키는 오는 25일 일본 오키나와 이토만구장에서 한국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 경기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사사키가 롯데전에 선발 등판할 것이라는 예상이 일찍부터 나왔었지만, 지난 11일 그의 선발 등판 일정이 최종 확정됐다.
사사키 뿐만 아니라 정규 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 또다른 후보인 다네이치 아츠키는 23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전, 오지마 카즈야는 24일 한국 롯데전에 각각 등판한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선수단은 오키나와 연습 경기에서 지바롯데의 에이스급 투수들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물론 첫 실전 경기 등판이자 연습 경기인만큼 이들이 많은 투구수를 던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로키의 경우, 11일 지바롯데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투구 21구를 소화했다. 한국 롯데와의 연습 경기에서는 1~2이닝 정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사키는 11일 일본 '스포츠호치'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는 단계다. 초조해하지 않고 컨디션을 끌어올려나가고 싶다"고 신중하게 현재 컨디션을 밝혔다. 사사키는 오는 11월 열릴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돼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먼 일이다. 일단 정규 시즌 개막에 집중해서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사사키에게도 무척이나 중요한 시즌이다. 그는 최고 165km에 육박하는 초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다. 직구 평균 구속이 158~159km에 해당한다.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았고, 일본프로야구 구속 신기록을 달성할 정도로 강속구를 던진다. 지난해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다시 한번 가능성을 입증했다.
당연히 그의 목표는 메이저리그 진출이다. 사사키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구단에 메이저리그 도전과 관련해 의사를 밝혔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사사키의 태도를 두고 갑론을박도 벌어졌다. 일단 관계가 봉합되면서 올 시즌은 일본에서 계속 뛰기로 했지만, 이번 시즌이 끝난 후 사사키가 구단의 동의를 얻어 다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릴 것이라는 예상이 압도적이다.
문제는 그가 아직 일본 무대를 완벽하게 평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견 없는 최고의 빠른 공을 지닌 투수지만, 내구성에 있어서는 물음표가 많다. 데뷔 이후 4시즌 동안 한번도 규정 이닝을 채운 적이 없고, 두자릿수 승리를 해보지도 못했다. 최고 기록이 2022시즌 기록한 20경기 129⅓이닝 9승4패 평균자책점 2.02. 기대를 모았던 2023시즌에도 부상으로 조기 마감하면서 7승4패에 그쳤던 사사키다.
최근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꼽히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LA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달러(약 4330억원)라는 초특급 계약을 맺었고, 마쓰이 유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등 NPB 스타 투수들이 줄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사사키의 마음도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사사키를 포함한 이들은 모두 지난해 WBC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의욕을 인정한 사사키는 올 시즌 반드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야 하는 상황. 사사키는 "아직 해본 적이 없는 개막전 선발 투수를 포기 안했다. 시간을 들여 차근차근 준비해 올 시즌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