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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23점차 DB 리드→3점 차 LG 불꽃추격. '알바노 타임'이 끝냈다. DB 알바노 소름끼치는 슈팅 셀렉션. 왜 리그 최고 해결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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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원주 DB가 창원 LG를 제압했다.

DB는 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LG를 83대79로 눌렀다.

31승9패를 기록한 DB는 2위 KT와의 격차를 5.0게임으로 벌리면서 독보적 1위를 질주했다. LG는 24승15패로 3위 유지.

DB는 강상재(20득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 디드릭 로슨(18득점, 7리바운드), 이선 알바노(13득점, 5어시스트)가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3쿼터까지 부진하던 알바노는 LG의 맹추격이 이어지던 경기 막판 강력한 해결 능력을 보이면서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LG는 6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이재도 이관희가 부진했지만, 후안 텔로(16득점), 저스틴 구탕(15ㄷ그점, 7리바운드), 유기상(10득점)이 분전했다.



▶전반전

LG 조상현 감독은 자말 마레이가 고민이다. 무릎 골멍 증세로 2달 가까이 복귀와 이탈을 반복했다. 후안 텔로와 조시 이바라가 긴급수혈됐다. 예상보다 잘해주고 있지만, LG의 최대 강점은 마레이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수비다. 이 부분이 헐거워질 수밖에 없다. DB전에서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김주성 감독은 트레이드를 시도하다 실패한 두경민에 대해 "브레이크 이전까지는 순위 싸움에 집중하고 싶다"며 "그때 두경민에 대한 처우를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초반, LG는 단순하지만, DB의 아킬레스건을 공략하는 방법을 택했다. 2m10의 빅맨 이바라의 골밑 돌파에 거기에 따른 옵션을 선택했다. 단, 이바라가 코트에 나설 경우, 수비에서는 문제가 생긴다. 이 부작용을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서 초반 기세가 좌우된다. 그 핵심은 DB의 트랜지션 게임이었다. 경기 전 조상현 감독은 "DB의 트랜지션은 무섭다. 빅맨들이 달리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5대5 세트 오펜스 상황을 많이 만들어 달라고 했고, 속공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럴 경우, 이바라 투입의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DB는 야투율이 저조했고, 실책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이바라가 나서면서 생기는 약점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단, LG 이바라 역시 골밑의 미스매치를 제대로 메이드하지 못했다. 팽팽한 접전. 이바라의 골밑 훅슛이 연거푸 실패되자, DB는 얼리 오펜스로 3점 오픈 찬스를 만들었다. 김영현이 코너에서, 로슨이 정면에서 연속 3점포를 터뜨렸다. LG의 수비 조직력이 강하지만, 트랜지션 혹은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수비 구멍은 필연적으로 날 수밖에 없다. 13-7, DB의 리드. LG 벤치의 작전타임.

LG는 '기어'를 바꿨다. 텔로가 들어왔다. 이바라와 달리, 텔로가 들어오자, LG 수비의 강점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텔로의 드라이브 앤 킥, 정희재의 코너 3점포가 터졌다. 13-12, LG의 맹추격. 이바라가 나가면서 골밑 스페이싱이 자연스럽게 생겼고, 양홍석의 날카로운 골밑 돌파. 상대 반칙, 자유투 2득점. 단, DB는 알바노가 움직였다. 2대2 공격에서 스네이크 드리블(미드 레인지 지역에서 좌우를 길게 드리블로 왔다 갔다 하는 마치 뱀처럼 움직이는 드리블 공격)로 가볍게 미드 점퍼. 이후 이재도를 압박하며 실책 유도. 다시 DB가 달아나기 시작했다. 21-16, 1쿼터 DB의 리드.

2쿼터, DB는 여전히 견고했다. 양준석과 이관희를 투입했지만, 점수 차는 오히려 벌어졌다. LG 수비의 미세한 약점을 DB가 공략했다. LG는 투 가드를 사용, DB가 스크린을 플레이를 하면 미스매치가 발생했다. LG는 순간적 스크램 스위치(미스매치를 메우기 위해 순간적으로 매치업이 되는 수비수와 스위치하는 수비법)로 대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오는 순간적 틈을 로슨과 알바노, 강상재가 잇따라 노렸다. 슛이 실패하면,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면서 LG의 기세를 잠재웠다. 이관희의 3점슛이 에어볼. 그러자, DB는 빠른 패스로 박인웅의 코너 3점포를 작렬시켰다. 34-21, 13점 차 DB의 리드. LG는 이바라의 골밑슛으로 반격하자, DB는 유현준의 3점포로 응수.

LG는 4쿼터 승부처까지 10점 차 이내로 버틸 필요가 있었다. LG의 강점은 로테이션 폭이 넓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상당히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면서, 상대를 40분 내내 압박한다. 반면, DB 역시 로테이션 폭이 넓은 편이지만, 코어인 로슨과 알바노, 그리고 강상재 김종규에 대한 의존도가 있다. 특히 로슨과 알바노가 막히면 DB의 공격은 '동맥경화'가 걸린 듯 다운되는 현상도 있다.

즉, 4쿼터 체력전으로 승부처에서 승부를 걸기 위해서는 10점 차 내로 DB의 리드 폭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단, LG는 잇단 실책. 유현준의 속공 레이업이 나왔다. 박인웅의 자유투 2득점. 41-23, 18점 차 DB의 리드.

너무 부담스러운 점수 차였다. DB는 강상재를 제외하곤 스타팅 멤버를 모두 빼며, 승부처까지 대비하는 상황. 결국 45-27, 18점 차 DB의 리드. LG의 전반전 계획은 좌절됐고, DB가 전반을 지배했다.

결국 결정적 차이는 선수간의 호흡, 조직력의 차이였다. DB는 시즌 초반 손발을 맞춰왔던 시간의 위력을 보였다. LG의 미세한 약점을 뚫는 움직임이 훌륭했다. 반면, LG는 급조된 외국인 선수와 토종 선수들의 호흡이 어지러웠다.

▶후반전

DB는 견고했다. 그리고 강력했다. 미스매치를 만들면서 차곡차곡 득점. 무려 20점 차 이상 벌어졌다. 유기상이 힘을 냈다. 3점포에 이어, 절묘한 컷 인으로 연속 5득점.

단, 강상재가 딥 3를 작렬. LG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18~20점 차의 공방전. LG 입장에서는 15점 차 이내로 빠르게 들어갈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DB를 체력적으로 압박하면서, LG 특유의 로테이션 강점을 살릴 수 있었다. 정희재의 공격 리바운드에서 의한 팁인. 16점 차. 로슨의 실책, LG의 속공. 단, 알바노가 빠르게 반칙으로 끊었다. LG 추격 맥을 끊는 영리한 플레이. 단, DB의 속공 실책으로 다시 LG의 찬스.

텔로의 미드 점퍼. 14점 차. 이때, 강상재의 24초 제한 버저비터 3점포 작렬. 로슨의 미드 점퍼가 림을 맞은 뒤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다시 19점 차. 유기상의 3점포 반격. 16점 차.

LG는 로슨에게 강하게 더블 팀. 킥 아웃. 강상재의 오픈 3점포가 터졌다. 다시 19점 차. 양준석의 스텝 백 3점포. 16점 차. 구탕의 속공 실패. 로슨의 3점슛 실패. 텔로의 미드 점퍼 실패.

이때 강상재의 리바운드 실패. LG의 공격권. 구탕의 코너 3점포. 13점 차. 로슨이 LG의 더블팀. DB는 두 차례 패스로 김영현에게 연결. 코너 3점포는 실패.

텔로의 스틸. 유기상의 미드 점퍼. 결국 64-53, 11점 차 LG의 추격. 3쿼터 끝. 결국, 우여곡절 끝에 LG의 3쿼터 추격전은 성공했다. LG의 강점이 나온 경기였다. 이재도 이관희가 부진한 상황에서 세컨 유닛 양준석 유기상, 구탕의 강력한 활동력을 바탕으로 만들어 낸 추격전.

4쿼터가 시작됐다. 로슨의 미드 점퍼는 실패. 텔로가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결정적 3점포를 작렬시켰다. 드디어, LG는 8점 차로 추격. 당황한 DB는 강상재가 실책. 그대로 속공 득점을 뽑아냈다. 순식간에 6점 차가 됐다.

DB의 작전타임.

알바노와 로슨이 움직일 시간. DB의 선택은 강상재였다. 스크린을 받은 뒤 과감하게 골밑으로 돌진, 파울 자유투를 얻어냈다. 1구만 성공. 구탕의 골밑 돌파는 실패했다.

로슨의 3점포가 림을 통과했다. 확실히 에이스였다. 다시 10점 차. DB가 한숨을 돌렸다. LG의 작전타임.

LG는 위브 액션(실을 짜듯이 연속 핸드오프로 기회를 노리는 공격 방식)으로 틈을 만든 뒤 양준석이 패스, 구탕이 앨리웁을 성공시켰다. 약속된 플레이였다. 단, DB는 알바노가 곧바로 파울 자유투를 얻어냈다. 하지만 2구 모두 실패. LG의 기세를 살려주는 역할을 했다. 2차례 3점슛을 실패한 뒤 텔로가 결국 골밑 돌파. 단, DB는 강상재의 3점포가 또 다시 터졌다.

하지만, LG 체력전은 그대로 계속됐다. 구탕의 자유투 2득점. 로슨의 3점포가 실패하자, 텔로가 그대로 속공 득점. 71-66, 5점 차 추격. 남은 시간은 5분54초. DB의 작전타임.

하지만, LG는 텔로가 블록슛에 성공한 뒤 또 다시 구탕이 속공을 성공시켰다. 3점 차.

5분14초를 남기고 변수가 생겼다. 로슨의 손가락에 출혈이 생겼다. DB는 로슨과 김종규를 모두 벤치로 불러들였다. LG 트랜지션을 봉쇄하겠다는 의도였다. 위디가 로슨이 얻은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성공. 다시 5점 차.

양준석의 미드 점퍼가 림을 돌아 나왔다. 위디의 리바운드. 알바노가 결정적 3점포를 터뜨렸다. 양준석이 골밑 깊숙히 침투한 뒤 패스미스. DB의 수비에 걸렸다. 이때, 알바노가 또 다시 미드 점퍼로 해결사의 모습을 보였다.

4분7초를 남기고 다시 10점 차.

DB가 왜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지 증명하는 '알바노 타임'. LG의 불꽃같은 추격에 흔들리지 않았다. 알바노는 5연속 득점을 성공한 이후에도 환호하지 않았다. 3쿼터까지 6득점에 그쳤던 자신의 부진을 탓하는 듯 머리를 감싸쥐면서 안도의 제스처를 취했다. 클래스가 느껴지는 에이스의 향기였다. 경기 전 LG 조상현 감독이 농담조로 "알바노는 반칙"이라는 말이 팩트로 확인되는 장면이기도 했다.

결국 여기에서 LG의 23점 차 역전의 꿈은 산산조각났다. 3쿼터부터 LG가 강력한 로테이션과 활동력, 그리고 트랜지션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알바노는 두 차례 장면으로 LG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놨다.

LG는 계속 맹추격. 구탕이 또 다시 속공 득점을 올리면서 6점 차 추격. 하지만, 이번에도 알바노가 스크린을 받은 뒤 미드 레인지를 헤집고 끝내 골밑슛을 성공시키는 소름끼치는 장면을 연출했다. 승부처 상대 숨통을 끊어야 할 타이밍에서 가장 확률높은 슈팅 셀렉션을 선택하는 장면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LG는 마레이의 복귀가 절실하다. 단, 마레이 공백에도 LG는 잘 버틴다. 강력한 DB전에서 초반 부진했지만, 결국 23점 차 열세를 3점 차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보였다. 단, 새롭게 수혈된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간의 호흡, 특히 LG가 자랑하는 수비 조직력에 균열이 일어난 부분은 숙제로 꼽혔다.

DB는 여전히 강력하다. 로슨이 최근 3경기를 기점으로 살아났고, 승부처에서 알바노와 로슨의 원-투 펀치가 계속 자신들이 리그 최고의 해결사임을 입증하고 있다. 여기에 강상재의 내외곽 활약과 박인웅 김영현 최승욱이 3&D가 조화를 이루면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