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해 월드시리즈 MVP에 오르며 텍사스 레인저스에 창단 첫 우승을 안긴 간판타자 코리 시거가 탈장 수술을 받아 올시즌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MLB.com은 31일(한국시각) '크리스 영 단장에 따르면 레인저스 슈퍼스타 유격수 코리 시거가 오늘 왼쪽 스포츠 탈장(left sports hernia)을 수술했다'며 '시거는 피닉스에서 수술을 받았고 애리조나에서 재활을 이어가게 된다'고 전했다.
텍사스는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스프링트레이닝을 실시하는데 오는 2월 15일 투포수, 20일 야수에 대한 캠프 등록을 실시한다. 시범경기 개막전은 2월 24일 홈구장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치르며, 3월 29일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를 시작으로 정규시즌에 들어간다.
시거의 탈장 증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나타났다. 그는 오프시즌 동안 통증이 가라앉기를 기다렸지만, 호전되지 않아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올해 시범경기는 물론 정규시즌 초반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 단장은 시즌 개막전 준비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오프시즌 들어가면서 쉬면 상태가 좋아질 것이라고 희망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고민이 커졌다. 계속해서 관리하면서 낫기를 바라야 하는지 아니면 수술을 해야 하는지 말이다. 결국 메디컬 스태프와 논의 끝에 가장 신중한 방법으로 수술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영 단장은 "이 부상이 코리의 개막전 준비에 큰 영향을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준비가 덜 된다면 시즌 시작이 조금 늦어질 수는 있다"면서 "코리는 훈련 자세가 성실하고 재활을 열심히 한다. 수술과 재활 경험도 있어 이번에도 스케줄에 따라 회복을 해서 개막전에서 나서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시거는 2021년 말 10년 3억25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LA 다저스를 떠나 텍사스에 둥지를 틀었다. 계약 첫 시즌에는 151경기에서 타율 0.245, 33홈런, 83타점, 91득점, OPS 0.772를 마크,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작년에는 4월 왼쪽 햄스트링, 7월 오른손 엄지 부상을 각각 당하면서도 119경기에서 타율 0.327(477타수 156안타), 33홈런, 96타점, 88득점, OPS 1.013을 마크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AL MVP 투표에서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에 2위에 올랐을 정도로 시즌 막판 활약이 눈부셨다.
시거는 8월 이후 시즌 막판 2개월 동안 53경기에서 타율 0.299, 18홈런, 38타점을 때리며 텍사스가 와일드카드 2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시거의 활약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큰 빛을 발했다. 5경기에서 타율 0.286(21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을 때려내며 시리즈 MVP 선정됐다. 특히 1차전에서는 9회말 동점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연장전으로 승부를 몰고가 6대5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고, 3차전에서도 3회 도망가는 투런포를 작렬하며 3대1 승리의 주역이 됐다.
시거는 다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2012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한 그는 201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16년 NL 신인왕에 오르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2017년에도 올스타와 실버슬러거에 뽑힌 그는 2018년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거의 쉬다시피한 뒤 2019년 19홈런, 87타점, OPS 0.817로 재기에 성공했다.
시거는 FA 시즌인 2021년 5월 오른손 골절상을 입고 2개월 넘게 재활에 매달렸지만, 그해 95경기에서 타율 0.306, 16홈런, 57타점, 54득점, OPS 0.915를 마크하며 주가를 높였다.
그러나 다저스는 그에게 퀄리파잉 오퍼만 제시했을 뿐, 크게 잡을 의사가 없었다. 앞서 그해 여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데려온 내야수 트레이 터너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터너는 이듬해 시즌 후 FA가 돼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하면서 다저스는 거물급 유격수 둘을 잇달아 놓치는 처지가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