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이얀(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손흥민(토트넘)이 또 하나의 역사를 작성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사상 첫 스리백을 활용한다. 3-4-3 전술이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공격을 이끈다. 허리엔 설영우(울산)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 김태환(울산), 수비는 김영권(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울산)이 위치한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킨다.
'캡틴' 손흥민은 이날 출전으로 아시안컵 최다 경기 출전 '공동 1위'에 랭크됐다. 손흥민은 2011년 카타르, 2015년 호주,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 총 12경기를 소화했다. 이번 대회에서 4경기를 보탰다. 이로써 이영표 해설위원이 가지고 있던 최다 출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영표는 2000, 2004, 2011년 세 대회를 통해 총 16경기를 뛰었다. 손흥민이 8강전까지 치르게 된다면 이영표를 제치고 최다 출전 단독 1위가 된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한국 선수 역대 대회 최연소 득점 기록을 갖고 있다. 손흥민은 만 18세194일이던 2011년 1월 카타르아시안컵 인도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당시 독일 유학 중이던 그가 만약 국내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면 고등학교 졸업 직전이었다. 고교생 신분으로 A매치에서 골을 넣은 한국 선수는 아직 없다.
한국은 반전이 절실하다. 한국은 개막 전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바레인(3대1 승)-요르단(2대2 무)-말레이시아(3대3 무)를 상대로 1승2무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3경기에서 8골-6실점했다.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내일은 없는 '끝장승부'다. 16강전 상대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다. 만치니 감독은 지난해 8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지휘봉을 잡았다.
객관적 전력상 한국이 우위다. 한국은 2023년 12월 기준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56위다. 두 팀은 앞서 18차례 격돌해 5승8무5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영국 원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결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이 조규성(미트윌란)의 결승골로 1대0 승리했다. '만치니호'는 한국전 패배를 포함해 4연속 무승(1무3패)으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A매치 4연승으로 분위기를 잡았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선 2승1무를 기록, F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만치니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넘나드는 완성도 높은 수비 전술을 자랑한다. 선수 개인 기량에 많이 의존하던 사우디 축구를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대회 3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만 1골을 내줬다. 그야말로 '짠물수비'를 선사했다.
알라이얀(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