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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첫金'김현겸"롤모델 (차)준환형 섰던 무대서 애국가,눈물 날듯이 행복"[강원2024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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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애국가를 울릴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것같다. 정말 감격스럽다."

'피겨스케이팅 유망주' 김현겸(17·한광고)이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이하 강원 2024)에서 남자싱글 최초의 빛나는 금메달을 목에 건 후 벅찬 감격을 전했다.

김현겸은 29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강원2024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에서 기술 점수(TES) 77.29점, 예술 점수(PCS) 70.16점, 147.45점 최고점을 받아들었다. 총점 216.73점으로 역전 금메달에 성공했다. '평창 성지' 강릉아이스아레나에 가슴 뜨거운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27일 쇼트프로그램에서 69.28점으로 제이컵 샌체즈(76.38점·미국), 아담 하가라(75.06점·슬로바키아)에 이어 선두와 7.1점 차 3위를 기록했던 김현겸은 대반전 우승 역사를 썼다. 강릉 아레나를 가득 메운 안방 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 속에 쇼트의 실수를 완전히 만회하는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김현겸에 이어 얼음판에 선 슬로바키아 가라가 141.17점(TES 72.44점, PCS 68.73점)에 머물며 총점 216.23점으로 2위로 밀려나면서 김현겸이 은메달을 확보했다. 마지막으로 나선 '쇼트 1위' 미국 샌체즈가 프리스케이팅에서 123.60점, 6위, 총점 4위에 그치며 혼신의 클린 연기를 펼친 김현겸에게 짜릿한 금메달이 돌아왔다. 뉴질랜드의 리안하오가 총점 208.84점으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김현겸은 안방에서 패기 넘치는 연기로 역전 메달에 성공했다. 2012년 동계청소년올림픽 이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유영이 2020 로잔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한국 남자 선수가 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메달 시상식 직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현겸은 "처음부터 메달을 목표로 나온 것 아니었는데 이렇게 또 메달을 따고 나니까 정말 기쁘고 감격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쇼트에서 실수로 3위로 밀린 후 프리 경기를 앞두고 김현겸은 "항상 그랬듯이 메달에 신경쓰기보다 내가 하던 대로, 클린 연기를 하자는 생각만 했다"고 털어놨다. 첫 4회전 점프에 사활을 걸었다. "첫 4회전 점프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그 점프를 잘 수행해내면서 좀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난생 처음 경험해본 안방 관중의 환호 역시 부담보다는 큰 힘이 됐다. "쇼트 때는 처음 그런 환호를 받아봐서 긴장도 많이 됐지만 오히려 프리 날에는 적응이 돼서인지 더 응원처럼 느껴지고 덕분에 힘이 많이 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롤모델' 차준환이 평창2018을 뛰었던 바로 그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애국가를 울렸다. "(차)준환이형과 연락을 했는데 웜엄 끝나고 관중석 보면서 마인드컨트롤 하라고 조언도 해주셨다. 이번 경기를 뛰면서 준환이형이 평창올림픽 때 얼마나 큰 부담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생각해보게 됐다"고 했다. "이렇게 애국가를 울리는 순간이 선수로서 제일 행복한 순간인 것같다. 정말 감격스럽고, 애국가가 울릴 때마다 눈물이 날 것만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강원2024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김현겸은 "준환이형이 평창올림픽을 뛰었던 곳에서 뛸 수 있어서 뜻깊었고, 준환이형을 평소에 많이 좋아했던 만큼 부담도 되고 했는데 이렇게 잘 끝내고 나니 정말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2026년 밀라노올림픽을 향한 꿈도 감추지 않았다. "모든 피겨선수들의 가장 큰 대회는 올림픽이다. 시니어올림픽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된 것같다."

대회 첫날인 20일, 바로 이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한광고 동갑내기 주재희가 쇼트트랙 1500m 첫 금메달을 따냈다. 9일 후 바로 그 링크에서 '피겨 절친' 김현겸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재희는 금메달 직후 "(김)현겸이와는 초등학교도 같이 나온 친구인데 결단식에서 금메달을 함께 따자고 했다"는 뒷얘기를 전한 바 있다. 금메달 도원 결의가 현실이 됐다. 김현겸은 "쇼트 프로그램 전날, 재희와 통화를 했다. 금메달 꼭 따라고 했는데 금메달 기운을 받은 것같다. 둘이 같이 잘돼 뿌듯하다. 밀라노에서도 동반 금메달을 따면 좋겠다"며 '금메달 우정'을 전했다. "훈련하느라 학교에 많이 못갔는데 학교에 영광스러운 금메달을 선물하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 반 친구들에게도 자랑할 거리가 하나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