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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현장리뷰]韓 비긴 E조 3위 요르단, '극장 8강행', '역적' 후세인 '6호골→퇴장', '10명' 이라크에 3대2 재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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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이변 아닌 이변이 일어났다. 대한민국이 속한 E조 3위의 대반란이었다.

일본을 꺾은 D조 1위 이라크가 침몰했다. 대한민국과 비긴 요르단이 16강 관문을 통과, 8강에 진출했다. 요르단은 29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카타르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수적 우세를 앞세워 3대2로 승리했다.

이라크는 조별리그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을 2대1로 꺾었다. 일본의 A매치 12연승을 저지하며 D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요르단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클린스만호와 2대2로 비기며 '깜짝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바레인과의 최종전에서 0대1로 패해 E조 3위, 와일드카드로 조별리그 관문을 뚫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이라크가 63위, 요르단은 87위다. 조별리그 순위와 FIFA 랭킹은 숫자에 불과했다. 카타르아시안컵 최고의 발견인 이라크의 주포 아이멘 후세인이 6호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전반 추가시간 경고를 받은 그는 후반 역전골을 터트린 후 골세리머니를 하다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이라크가 10명이 싸우는 수적 열세 속에서 짐을 쌌다.

요르단은 2월 2일 8강에서 돌풍의 타지키스탄을 만난다. 타지키스탄은 아시안컵 첫 출전에서 8강 진출의 대이변을 연출했다. 16강에선 파울루 벤투 감독의 아랍에미리트(UAE)를 꺾었다. 타지키스탄은 UAE와 연장 혈투 끝에 1대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감독은 4-2-3-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아이멘 후세인이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2선에는 유세프 아민, 알리 자심, 이브라힘 바예시가 위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아미르 알아마리와 오사마 라시드가 짝을 이뤘다. 포백에는 아흐메드 야히아, 레빈 솔라카, 사드 나틱, 후세인 알리가 늘어섰다. 골문은 잘랄 하산이 지켰다.

후세인 아모타 요르단 감독은 3-4-3 카드로 맞불을 놓았다. 스리톱에는 야잔 알나이마트, 알리 올루안, 무사 알타마리, 미드필드에는 마흐무드 알마르디, 라자에이 아예드, 니자르 알라시단, 에산 하다드가 늘어섰다. 살렘 알아자린, 아잔 알아랍, 압달라 나시브가 스리백을 형성한 가운데 야지드 아부라일라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라크는 1위가 무색했다. 요르단은 전반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초반은 다소 어수선했다. 전반 4분 요르단 알아잘린이 상대 선수와의 충돌로 3분 가까이 경기가 멈췄다. 거친 몸싸움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요르단은 전반 10분 알나이마트의 첫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전반 19분에는 올완이 위력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라크는 1분 뒤 후세인 알리가 오른발 발리슛으로 응수했지만 볼은 골대를 살짝 빗겨갔다.

요르단은 전반 27분 올완이 다사 한번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골키퍼와의 1대1 찬스를 맞았지만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에 걸리며 땅을 쳤다.

이라크는 아이멘 후세인을 앞세워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전반 36분에는 바예시가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요르단 골키퍼에 막혔다.

대한민국의 간담을 서늘케 한 알타마리는 명불허전이었다. 그는 전반 37분 이라크 수비 3명을 따돌리는 환상적인 원맨쇼로 '장관'을 연출했다.

하지만 마지막 단추가 아쉬웠다. 골키퍼까지 따돌리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팔을 밟으며 기회를 놓쳤다.

결국 두드리고 두드린 끝에 이라크의 골문이 열렸다. 전반 추가시간인 46분이었다. 이라크의 횡패스를 가로챈 알나이마트가 폭풍 질주 후 골키퍼를 농락한 후 골망을 흔들었다.

이라크는 후반 9분 유세프 아민과 아흐메드 야히아 대신 지단 이크발과 메르차스 도스키를 투입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요르단은 움츠렸다. 하지만 이라크는 파상공세에도 요르단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16강전부터는 어차피 패하면 끝인 '단두대 매치'다. 이라크는 후반 18분에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오사마 라시드 대신 모하나드 알리를 출격시키며 투톱으로 변경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 전략이 통했다. 이라크는 후반 23분 사드 나틱이 알리 자심의 코너킥을 헤더로 화답,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나틱은 1분 뒤 부상으로 쓰러졌고, 후반 27분 알리 아드난과 교체됐다. 그래도 이라크에는 아이멘 후세인이 있었다. 그의 클래스는 달랐다. 후반 31분이었다. 메르차스 도스키의 크로스가 요르단의 알아랍을 머리를 맞고 뒤로 흘렀다.

그 볼은 아이멘 후세인의 발끝에 걸렸다. 그는 회심의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하지만 그는 상대를 자극하는 도발 세리머니를 하다 경고 2회로 퇴장당했다.

이라크는 10명이 싸우는 악재속에서도 끈끈하게 버텼다. 바레인은 수적 우위의 이점을 활용해 동점골을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요르단은 후반 추가시간 2골을 폭발시켰다. 알아랍이 후반 50분, 알라시단이 후반 52분 릴레이골을 터트리며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그것이 끝이었다. 아이멘 후세인은 영웅에서 역적으로 전락했다. 도하(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