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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레전드'유승민X김연아X윤성빈,강원2024 꿈나무들에게 전한 따뜻한 조언[강원2024 토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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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대한민국 동·하계 최고의 올림피언, 유승민 IOC위원 겸 2018 평창기념재단 이사장과 '강원2024 홍보대사' 김연아, 윤성빈이 청소년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뭉쳤다.

28일 강원도 2018평창올림픽·패럴림픽기념관에서 펼쳐진 'KB와 함께하는 강원 2024 올림피언 토크 콘서트'에는 2024년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 현장의 꿈나무 선수 30명이 객석을 메웠다.

'강원2024 홍보대사'인 스노보드 선수 출신 배우 박재민이 진행자로 나서 3명의 레전드에게 '평창'의 의미를 물었다. 유승민 위원은 "평창올림픽 때 선수촌장으로 일하면서 동계올림픽의 가치와 재미를 알게 됐다"고 답했다. 김연아는 "평창2018 유치과정을 오랫동안 함께 했다. 선수로서 출전은 안했지만 개회식 성화 점화는 선수 출신으로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대한민국 최초의 스켈레톤 올림픽 챔피언 윤성빈은 "평창은 안방 올림픽에서 금메달, 모든 선수생활의 결실을 맺은 곳이자 의미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레전드 올림피언 3인은 자신의 청소년기 경험담도 공유했다. 청소년기의 키워드를 선택하는 첫 세션에서 윤성빈은 '자신감 있는', 김연아는 '전투적인', 유승민 위원은 '집에 들어가지 않는' 을 택했다. 어린 시절 국가대표로 발탁돼,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꿈을 향해 치열하게 매진했던 순간들을 후배들과 함께 나눴다.

꿈나무 선수들의 질문에도 직접 답했다. '좋아하는 걸 먼저? 잘하는 걸 먼저?'라는 질문에 윤성빈은 "좋아하는 걸 먼저 시도해보라"고 권했다. "좋아하는 건 취미, 잘하는 건 일로 하면 된다. 즐거운 걸 먼저 경험하라고 말해주고 싶고, 청소년기엔 다양한 도전을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루지 꿈나무가 부상으로 인한 고민을 토로하자 윤성빈은 '골절됐을 때 썰매를 탄 위치가 어딘지' 등 '해본 선수'들만 아는 질문을 건넸다. "부상에 대처하는 법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제 방식은 계속 미련하게 하는 것이었다. 진통제를 먹어가며 운동에 집중했다. 운동을 하면서 어느 정도 희생과 어려움은 감수해야 한다"며 현실을 전했다.

유 위원은 올림픽 챔피언으로서 힘든 상황을 극복한 방법에 대해 "자기 합리화"라고 답했다. "누구도 내가 왕하오를 이길 줄 몰랐다. 도전자 입장에서 나는 중압감이 없었다. 결승에 올라간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축하를 받았다. 이렇게 온 것만도 잘했어, 후회없이 하자라는 생각만 했다. 큰 대회, 큰 게임에서 나는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이기기 위한 최상의 컨디션과 함께 늘 최악의 상황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연아 역시 "유 위원님과 생각이 똑같아 놀랐다"면서 "저도 늘 최악까지 생각한다. 늘 긍정적인 생각만 하는 건 아니다. 실수도 생각하고 최악의 상황도 생각한다. 나를 보호하고, 내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안돼도 괜찮다. 나도 인간인데 실수할 수 있고, 실패할 수 있다'고 부담감을 내려놓은 게 오히려 좋게 작용할 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윤성빈은 "내 경우엔 긍정적인 부분만 생각했다. 잘할 거라고 생각하고 임했고, 설령 못했을 때도 개의치 않았다. 잘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었다"고 돌아봤다.

피겨스케이팅을 사랑하는 고3 수험생의 질문은 흥미로웠다. "피겨를 취미로 하고 싶은데 공부에 집중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김연아는 "운동을 선수처럼 하는 게 아니라면 잠시 공부에서 벗어날 숨통,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운동을 하면 두뇌활동도 활발해진다고 한다. 운동과 공부는 다른 점도 있지만 비슷한 점도 많다.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예전엔 스마트폰, 인터넷도 없어 운동만 했지만 요즘은 즐길 거리도 많아서 선수들도 밸런스를 맞춰서 하는 추세"라면서 공부와 운동의 밸런스를 강조했다. 피겨스케이팅 꿈나무 김가온이 "연습 때는 '클린'하는데 대회 때는 잘하던 기술도 실수한다"는 고민을 털어놓자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의 경험도 진솔하게 소개했다. "소치올림픽 쇼트 프로그램전 6분 워밍업을 하는데 마음에 드는 점프가 하나도 없었다. 불안했지만 '아 몰라, 몸이 기억하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냥 뛰었다. 집중하고, 반복하고,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머릿속으로 성공적인 상상을 하면서 스스로를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스키점프' 꿈나무 양승찬도 긴장감을 떨치는 고수들의 노하우를 물었다. 유승민 위원은 "승부에 너무 심각해지기보다 때론 '쿨'해지면 좋겠다"면서 "'하늘로 날아오를 거야'라는 긍정적인 상상을 하라"고 조언했다. 부모님의 스포츠 진로 반대를 고민하는 꿈나무에겐 "천부적 재능이 아니더라도 스포츠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관련 직종, 관련 산업 분야가 많다.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명확한 비전과 인식을 이야기하면 부모가 꺾기 어렵다. 그냥 운동하고 싶다가 아니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스포츠를 통해 할 수 있는 진로를 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배들을 위한 레전드들의 마지막 응원 메시지는 따뜻했다. 윤성빈은 "청소년올림픽은 꿈의 시작이다. 그 시작을 마지막까지 잘 이어가도록 끝까지 집중하고 즐기라"고 했다. 김연아는 "청소년올림픽이 성적으로만 기억되지 않고,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좋은 경험을 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진심을 전했다. 유승민 위원은 "이 무대의 주인공은 청소년 여러분이다. 주인공들이 행복하게 즐기면 된다. 메달, 퍼포먼스를 떠나 여기서 얻어가는 게 하나라도 있다면 성공"이라고 했다.

꿈나무 선수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응원을 건네며 레전드 멘토링' 토크콘서트가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지난달 대한체육회 청소년스포츠한마당에서 만난 '바이애슬론 꿈나무' 이은성군(무주 설천중)과 김지수군도 레전드들의 사인을 받아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은성군은 평창기념관 앞 플레이윈터 체험존에서 아이들을 위한 자원봉사에도 참여중이라고 했다. "바이애슬론 훈련 쉬는 시간에 놀러왔다가 자원봉사 분들과 친해져서 나도 함께하게 됐다. 재미있고 보람 있다 "면서 "오늘 레전드 선배님들 말씀을 들으면서 동기부여가 됐다. 감사한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