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요르단과의 2차전에서 주춤했던 태극전사들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16강 운명이 결정된다.
대한민국은 25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 랭킹 130위(대한민국 23위) 말레이시아와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을 치른다. 같은 시각, 같은 조의 요르단은 바레인과 격돌한다.
E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2대2로 비긴 대한민국과 요르단이 나란히 1승1무(승점 4)를 기록 중이다. 골득실에서 앞선 요르단(+4)이 1위, 대한민국(+2)은 2위다. 바레인이 1승1패(승점 3)로 3위에 자리했다.
역시 16강 '경우의 수'가 최고 관심이다. 클린스만호가 말레이시아를 꺾으면 승점 7점이 된다. 요르단이 바레인을 제압하면 승점이 똑같다. 대한민국과 요르단은 승자승에서 무승부라 골득실을 따져 순위가 결정된다. 요르단이 비기거나 패할 경우 1위는 대한민국이다.
반면 클린스만호가 말레이시아에 비기면 무조건 2위다. 말레이시아에 패하고, 바레인이 요르단에 승리하면 3위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E조 1위는 31일 강력한 우승후보인 D조 2위 일본과 16강에서 맞닥뜨린다. 일본은 24일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의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3대1로 승리했다. 2차전에서 이라크에 1대2로 패한 일본은 2승1패(승점 6)로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3전 전승의 이라크(승점 9)가 D조 1위를 차지했다.
대한민국이 E조 1위를 차지해 일본과 만나면 이번 대회 '빅매치 중의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 카타르아시안컵 개막 전 대한민국과 일본이 결승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일본이 미끄러지면서 16강에서 '미리보는 결승전'이 성사될 수도 있다.
물론 1위의 여정은 더 험난하다. 일본에 이겨 8강에 오르면 이란, 4강에선 개최국 카타르를 만날 수 있는 '사다리'다. 만약 E조 2위가 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포진한 F조 1위와 16강에서 맞닥뜨린다. 8강에선 호주, 4강에서는 이라크와의 퍼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코리아 웨이'다. 그는 "피하고 싶은 팀은 단 한 팀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한 경기, 한 경기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있어야 하는 게 목표다.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긴 대회인 만큼 모든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즐겁게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 에너지가 잘 전달되고 무겁지 않게 가는 게 내 역할이다. 분명히 좋은 분위기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어차피 부딪혀야 한다. 부상과 경고 변수는 있지만 클린스만호의 카타르아시안컵 라인업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은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공격과 수비에서 '월드클래스'를 보유하고 있다. 황희찬(울버햄턴)도 복귀를 준비 중이다. 그는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최초로 두 자릿수 득점(10골)을 기록했다. 개개인의 능력치를 따지면 일본을 포함한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손흥민도 상관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대회에서 우승하고자 한다면 누구를 만나든 그건 큰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어떤 팀과도 마주해야 한다. 그리고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