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아빠의 졸혼 이후 7년간 절연했던 백일섭의 딸이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24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아빠와 7년간 절연한 백일섭의 딸이 아빠에 대한 속마음을 최초로 고백했다.
이날 백일섭은 "자랑하고 싶은 딸이었다. 공부도 잘했고 성실했다. 각별하고 소중한 딸이다"며 "좋은 아빠가 되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주변 환경, 집안 환경 때문에 아빠한테 나쁜 감정, 감정이라기 보다는 섭섭했던 게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난 열심해 했는데, 나는 한다고 했는데 내가 지금 생각해보니까 우리 딸한테는 나쁜 아빠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지난 2016년, 졸혼 선언 후 아빠와 연락을 끊은 딸. 이에 사위는 "졸혼이라는 거에 대해서 '아빠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할 정도로 마음 아파 했다. 그런데 연락을 끊고 산 기간이 1년, 2년, 3년 길어지면서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2021년에 아버님한테 제가 연락을 드렸다"고 했다. 사위 덕분에 7년만에 재회한 부녀. 사위는 "아내는 오랫동안 앙금이 쌓여있었기 때문에 마음의 문이 딱 절반만 열려 있다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앞서 사위는 백일섭과의 만남에서 "졸혼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어머님과 같이 살기를 바라지도 않고 어떠한 지원을 바라지도 않는다. 마음만이라도 어머님한테 '아이들 키우느라 고생했소'라며 한번쯤 뒤돌아봐 주시면 어떨까"라며 "이게 해결이 되지 않으면 딸과 아버님 하고의 관계도 평행선을 달릴 것 같다"고 말했던 바.
"요즘 잠을 잘 못잔다"는 백일섭은 "촬영 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잊어버리고 살았던 게 자꾸 떠올라서 솔직히 잠을 잘 못잔다. 얼마 전에 병원가서 잠 오는 약 처방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딸하고의 관계는 풀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에 '내가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다음날 일 없을 땐 거의 꼬박 샌다"고 밝혔다.
백일섭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손주들과 사위가 집을 찾은 것. 이에 백일섭은 직접 떡만둣국을 만들었고, 손주의 "맛있다"는 말은 백일섭을 웃게 했다.
그때 할아버지 앞에서 할머니 얘기를 피하는 손주들. 이에 사위는 "우리 대에서 불편한 것 들을 끊어야지"라고 하자, 백일섭은 "그래 끊자. 애들한테는 안되겠다"고 했다.
사위는 "아내도 7년 정도 찾아 뵙지 못한 죄송함이 크고, 어머님과 화해, 재결합하면 좋겠다는 뜻은 없다. 아버님께서 '건강하게 몸 잘 챙기며 사시오'라며 이런 마음만 어머님께 편안하게 해주시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에 백일섭은 "그런 마음은 갖고 있다. 편안하게 있으면 좋다. 아프지 말고. 미안한 마음도 갖고 있다"며 "딸과도 섭섭했던 감정, 서운했던 거 다 풀어내고 그냥 평범한 아빠와 딸이 됐으면"이라고 했다.
한편 어렵게 용기를 낸 백일섭의 딸은 졸혼 당시 마음을 묻는 질문에 "차라리 이혼을 그냥 하시지 왜 졸혼이라는 걸 하셔서 TV에 나오고 부부간에 사이가 안 좋아서 헤어지게 되면 서로 합의하에 헤어지고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이런 순서여야 할 것 같은데 싸우다가 짐 싸서 나가고 그 다음부터 '나는 졸혼이다'고 공표를 하시는 것이 일반적인 건 아니지 않나"고 했다.
딸은 "아빠와 오해를 푸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엄마 편을 들었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은 사실 맞다. '아빠를 안 보겠다'고 한 것도 제 입장에서는 엄마 편을 든 거다"며 "그때는 오롯이 엄마 편을 들어드리고 싶었다. 아빠가 서운하신 부분도 맞다"고 했다.
딸은 "아빠와 단 둘이 다시 마주하기도 너무 어색하다. 시간이 너무 오래지났으니까 '죄송했다'고 만나기도 그랬다"며 "둘째 아들이 초등학생이 되고 크니까 할아버지를 궁금해하더라. '왜 할아버지가 있는데 안 만나냐'고 하는데 할말이 없더라. '그냥 할아버지랑 별로 안 친해서'라고 했더니 '그럼 효자가 아니지 않냐'고 하더라"고 했다. 그는 "정곡이 찔린 것 같다. 그러던 와중에 남편이랑 아빠가 연락을 하는데 애들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어물쩍 나갔다"며 "필로 때문에 그렇게 된거다"고 했다.
딸은 "제 기억에는 아빠는 늘 술 드시고 오시면 기분이 좋을 때도 있지만 옛날 분들처럼 갑자기 밥상을 엎고, 그런 기억들이 늘 있고 그런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에 긴장하면서 살았던 기억이 많이 난다"며 "엄마 사시는 주택에 다 같이 살 때 밤에 차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아빠가 오실 때가 되면 차 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뛰었다. 자는 척 한 적도 되게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누구의 딸이라고 불리는 게 너무 불편하고 어색하고, 사람들이 꼬리표 처럼 '아빠 너무 푸근하시고 집에서도 재밌으시지?'라고 물어보시는데 제 입장에서 만약 아빠가 부부싸움을 해서 무서운 기억이 있다고 해도 아니다라는 말을 할 수 없지 않나. 항상 감춰야 하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딸은 "너무 엄마한테 과몰입 돼서 자란 거다. 부부싸움을 하고 아빠는 화내는 모습이 많았고 엄마는 울었고, 나는 엄마 옆에서 토닥여주고. 지금 생각해보면 아빠와 안 보면서 괴로웠던 게 '미움의 근원이 뭐냐'는 거였다"며 "진짜 괴로워서 상담도 다녔다. 미움의 근원이 뭔지 찾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마음이 너무 괴로워서 심리 상담을 받았을 때 상담 선생님이 '부모와 나를 분리해야 한다'고 하셨다. '부모의 일이고 내가 이렇게까지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닫는 데 10 여년이 걸렸다. 어떻게 보면 그 전부터 40년이 걸렸다고 할 수도 있다"며 "아빠가 집을 나가시고 나서 저는 평화를 얻었다. 긴장 상태에서 어쨌든 벗어나지 않았나. 그 평화로움을 깨고 싶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딸은 "진짜 죄책감이 심했다. 외면하고 모르는 척 하고 산거다. 절연하고 사는 게 자식된 도리는 아니니까"라며 "성당 갈 때마다 힘들었다. 떳떳하지 못한 마음이 힘들었던 것 같다. 돌아봐도 저한테는 그 10년이 필요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아빠가 엄마를 아직까지도 비난하시는 모습이 너무 슬프다. 예전부터 워낙 두분 사이가 안 좋았기 때문에 두 분이 헤어진 건 타격이 전혀 없었다"며 "진짜 원하는 건 누가 아빠에게 졸혼 관련 질문을 하면 '다 지난 일이다'고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