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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문희 "남편에 운동 권한 날 넘어져 뇌수술, 병원서 진짜 사랑했다" ('유퀴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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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유퀴즈' 나문희가 먼저 떠난 남편을 떠올렸다.

24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배우 김영옥, 나문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MBC 성우 1기 동기로 60년 인연을 맺은 두 사람. 김영옥은 "나문희를 부르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불렀나 싶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고 나문희는 "'유퀴즈'는 좋은 게 누구나 나올 수 있더라. 여러 노인들에게 희망도 주고 좋은 프로"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영화 '소풍'으로 오랜만에 함께 호흡했다. 김영옥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박근형 씨와 시골 동창으로 어린 나이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우여곡절이 생기는 이야기다. 보시는 분들이 먹먹해하시는 거 같더라. 그리고 OST를 임영웅 씨가 해주셨다"고 임영웅 '찐팬' 다운 모습을 보였다.

나문희는 "이제 할머니로 사는 게 우리쯤 되면 자식한테 뜯기고 해서 돈도 없고 늙었다고 일자리도 없다. 근데 그런 역할을 내가 했다. 그래서 사실적인 연기를 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성우로 데뷔한 두 사람은 유명한 캐릭터도 도맡았다. 김영옥은 '태권브이'의 훈이, '마징가Z' 쇠돌이, '마린보이' 등의 캐릭터를 소화했다. 김영옥은 "나문희 얘기해라. 내가 그렇게 변두리를 할 때 주인공을 많이 했다"며 나문희가 마릴린 먼로, 소피아 로렌 등의 영화 여주인공을 도맡았다고 밝혔다. 김영옥은 "우리가 다해먹었다. 정말 MBC 기둥뿌리 하나는 우리가 더빙한 것"이라 밝혔다.

실제로 두 사람은 어떤 엄마, 어떤 할머니일까. 김영옥은 "50%도 다른 엄마들보단 못하지 않았을까. 일하느라 나는 최선은 다했는데 50%는 못한 거 같다"고 말했고 나문희도 "그래도 (김영옥은) 김치도 잘하고 음식도 곧잘 하신다. 저는 그렇지 못한 건달 엄마. 그래도 아이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문희는 남편에 대해 "영어 선생이었는데 나한테는 백과사전이자 선생이었다. 많이 도움이 됐다"며 "잔소리나 이런 게 너무 싫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남편이 아프면서 떨어져 있으니까 그런 시간들이 상당히 귀하더라. 다른 젊은 엄마나 늙은 엄마가 지금 이 순간이 좋다는 걸 알아야 할 거 같다"고 밝혔다.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낸 나문희. "백과사전이 없어서 조금 허전하다. 나름대로 날개를 단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덤덤하게 심경을 밝혔다.

김영옥은 "'소풍'을 찍을 때 갑자기 운동하신다고 나오셨다가 넘어지셨다더라. 이마가 많이 찢어지셨는데 봉합수술이 잘 됐다더라"라고 이야기했고 나문희는 "그 작품을 정말 잘하고 싶었다. 남해하고 부산에서 찍었는데 그 작품만 하겠다하고 영감은 동생하고 딸들한테 맡겨놓고 갔다. 촬영 끝나고 집으로 오는 날 '여보 나가서 운동 좀 해. 그래야 나랑 내일 또 운동하지' 했는데 그날 넘어진 거다. 그래서 뇌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문희는 김영옥에게 감동 받았던 일을 밝혔다. 나문희는 "우리 장례식에 와서 6시간을 있었다. 나는 정말 감동이고 뭐라 말할 수가 없다. 우리 나이에 어떻게 장례식장에서 6시간을 있을 수 있냐"고 밝혔고 김영옥은 "문희를 많이 추세워준 훌륭하신 분으로 기억한다"고 나문희의 남편을 기억했다.

나문희는 "저녁 시간이 되면 우울하더라. 빈 집에 혼자 있는 게. 짐을 줄여서 작은 집으로 갈까 했는데 갑자기 줄이는 것도 이상한 거 같다. 그 사람 물건도 있으니까. 그래서 '서른 즈음에'를 불렀는데 훨씬 운동이 되고 우울한 게 없어지더라"라며 "너무 나하고 가까워 노래가. 그래서 그 노래가 싫다. 그랬는데 노래하다 보니까 가까워서 좋더라"라고 털어놨다.

나문희는 "아무리 이 나이라도 사랑은 느끼잖아. 우리 영감님이 가까이 있을 때는 잔소리도 많고 해달라는 것도 많아서 불편한 것도 많았다. 병원에 있으니까 진짜 사랑하게 되더라. 내가 남편을 정말 많이 사랑했구나 라는 걸 느꼈다. 병원에 있을 때 진짜 사랑을 해봤다. 여보 사랑해"라고 하늘나라에 있는 남편에 사랑을 고백했다.

wjl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