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 2분 만에 헌납한 페널티킥만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가 절대 우위인 일본을 맞이해 나름대로 선전했다.
인도네시아는 2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일본에 1대3으로 패했다. 너무 이른 시간에 내준 페널티킥 탓에 경기 운영이 어려웠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끈질기게 일본을 괴롭혔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소중한 만회골까지 터뜨리며 실낱 같은 16강 진출 가능성을 붙들어놨다.
인도네시아는 5-4-1 포메이션으로 일본에 맞섰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고려하면 인도네시아 입장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0대0 무승부였을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시작부터 촘촘한 두 줄 수비를 세웠다.
일본은 4-3-3으로 나왔다. 1, 2차전에 비해 수비진을 대폭 물갈이했다. 또한 더욱 공격적인 라인업을 꺼냈다. 이라크전 패배로 침체된 분위기를 인도네시아전 압승으로 반전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일본은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 로테르담)를 중심으로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와 나카무라 케이토(스타 드 랭스)가 공격을 이끌었다. 중원엔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엔도 와타루(리버풀), 하타테 레오(셀틱)가 위치했다. 포백에는 마이쿠마 세이야(세레소 오사카),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 마치다 고키(루아얄 위니옹 생질루아즈), 나카야마 유타(허더즈필드 타운)가 자리했다. 골문은 스즈키 시온(신트트라위던)이 지켰다.
반란을 꿈꿨던 인도네시아의 꿈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우에다가 페널티박스 안 쪽에서 공을 단단히 지켰다. 우에다가 돌아서는 순간 넘어졌다. 2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주심은 최초에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VAR 판독 결과 인도네시아 수비수 조르디 아마티가 손을 사용해 우에다를 쓰러뜨린 것으로 보였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우에다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일본은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는 듯했다. 매우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뽑아 마음의 짐을 덜었다.
인도네시아는 예상 외로 잘 버텼다.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육탄 방어로 일본의 공격을 저지했다. 일본은 전반전 점유율 76%를 기록하면서 슈팅을 7개 때렸다. 그러나 유효슈팅은 고작 1개에 불과했다. 오히려 전반 29분 인도네시아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이 일본의 측면을 완전히 붕괴시키며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후반 52분에는 일본의 패스워크에 결국 수비진이 와르르 무너졌다. 깔끔한 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88분에는 아쉬운 자책골도 나왔다. 우에다의 슈팅이 정확히 맞지 않았지만 수비수 저스틴 허브너가 본능적으로 발을 갖다 댔다. 방향이 바뀌면서 공이 골라인을 통과했다.
인도네시아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결국 한 골을 만들어내는 집념을 보여줬다. 긴 드로인 패스가 넘어와 샌디 왈시가 발리슛으로 일본의 골문을 열었다.
인도네시아는 1승 2패 승점 3점 골득실 -3, D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남은 E조와 F조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가려진다.
도하(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