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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을 현실로...근본 자이언츠+명장의 마법, 부산의 심장이 다시 뛴다 [SC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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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김태형 감독이 왔으니 올해는 롯데도 다르지 않겠어요?"

올 겨울 '구도' 부산은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사직구장 앞 상인들도, 시내를 달리는 택시기사들도 희망이 넘친다.

롯데 자이언츠가 가을야구, 그 이상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아쉬움을 뒤로 하고, 희망찬 새 출발을 알렸다. 잠재력 넘치는 선수단에 팀을 상징하는 레전드들과 '명장'의 마법이 더해진다.

롯데는 1982년 프로야구 시작부터 함께 해온 원년 클래식 구단이다. 10개 구단 중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팀의 운영 주체와 팀명조차 바뀌지 않은 단 둘 뿐인 근본 있는 팀이다.

1984년 첫 우승을 이끈 고 최동원은 롯데 뿐 아니라 초창기 리그를 대표하는 전설로 남았다. 두번째 우승의 주역이었던 염종석 동의과학대 감독은 부산 하면 떠오르는 야구 영웅이다. 그 뒤를 이은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도 20여년간 부산을 넘어 한국 야구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다.

과거의 영광이 화려했기 때문일까.

롯데의 시곗바늘은 아직은 20세기에 머물러있다. 우승도, 신인왕도 1992년이 마지막이다. 1999년 이후 한국시리즈 무대에도 나서지 못했다. 이대호의 소원도 이뤄주지 못했다. 최근 6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라는 좌절도 겪었다.

멈췄던 톱니바퀴를 굴리기 위해선 새 기름이 필요했다. '우승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모셔왔다.

두산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8년, 최강전력을 구축한 뒤 수년간 주축 선수 이탈로 부침을 겪는 와중에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던 그다.

야구는 단체 스포츠지만, 1대1 턴 방식으로 진행된다. 감독이 개입할 여지가 많아 그 존재감이 크다.

김태형 감독은 카리스마와 직관, 과감성으로 무장한 야구인이다. 좌절을 거듭하며 조심성과 망설임이 더해졌던 롯데에겐 딱 맞는 리더다. "롯데를 가을야구에 보내기 위해 내가 왔다. 3년 안에 우승도 노려보겠다"는 화끈한 포부와 여유,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두산의 '화수분 야구'를 이끈 주인공이기도 하다. 미완의 대기들부터 재기를 노리는 베테랑까지, 잠재력 넘치는 선수단의 포텐을 극대화 할 적임자다.

팀의 근본도 잊지 않았다.

팀 레전드인 김민재 수석코치와 주형광 투수코치, 김용희 퓨처스 감독이 합류했다. 자이언츠의 '헤리티지(유산)'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특히 김용희 감독은 롯데에서 선수-코치-감독까지 지냈던 인물로, 영광의 역사 그 자체다. 프런트의 수장인 단장 역시 자이언츠 사원 출신으로 구단 행정에 훤한 박준혁 단장이 선임됐다.

17년 차 원클럽맨 전준우는 FA로 팀에 잔류한 것과 동시에 주장 완장까지 찼다.

이대호의 은퇴 이후 팀 내 유일한 골든글러브 수상자(2018)이자 마지막 개인 타이틀(2021 최다안타) 보유자다. 지난해 37세의 나이에도 타율 3할1푼2리 17홈런 7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2의 맹타를 휘둘렀던 베테랑 강타자. 지난해 FA로 합류한 유강남-노진혁이 그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지난해 박세웅과 5년 최대 90억원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으며 미래를 약속했고, 나균안-윤동희와 함께 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보답받았다. 올해는 마무리 김원중이 투수조 조장을 맡았다.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하나로 뭉쳤다.

"기대해도 좋다"는 명장의 호언장담이 부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2024년, 롯데 자이언츠가 그리는 새로운 꿈이 시작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