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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엄청난 개런티 임영웅도 지지"…'소풍' 나문희X김영옥, '모래알갱이'처럼 모인 진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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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일산 사는 호박고구마' 나문희와 '임영웅의 찐팬' 김영옥이 제대로 만났다. 모래 알갱이보다 더 촘촘하고 아름다운 '국민배우'의 뭉클한 열연이 스크린을 뜨겁게 채웠다.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휴먼 영화 '소풍'(김용균 감독, 로케트필름 제작)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60년 만에 고향 남해를 찾은 고은심 역의 나문희, 은심의 친구이자 사돈지간 진금순 역의 김영옥, 은심의 아들 송해웅 역의 류승수, 그리고 김용균 감독이 참석했다.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앞서 지난해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을 받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소풍'은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까지 국내를 대표하는 시니어 명품 배우의 품격 있는 열연이 담긴 작품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삶보다 죽음이 가까운 나이, 다가올 시간을 받아들이며 자존감을 잃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살고 싶은 꼿꼿한 이들의 소풍을 다룬 이야기로 2월 설 극장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이날 김용균 감독은 "전작이 2013년 개봉이었는데 11년 만에 차기작을 만들어 감회가 깊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나문희, 김영옥을 비롯한 배우들을 위한 영화인 것 같다. 사실 이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난감했을 때가 많았다. 감히 이 작품을 연출을 한다는 게 어쭙잖은 것 같았다"고 밝혔다.

나문희는 "'소풍'을 촬영하면서 상당히 마음이 커졌다. 이 작품이 아주 현실과 가깝다고 생각을 했다.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볼 때는 다른 연기, 배경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우리 작품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가까이 가서 큰 이슈가 되지 않을까 감히 그런 생각을 해봤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영옥은 "나문희는 워낙 오래 호흡을 많이 맞췄던 친구다. 작품이 좋았고 나문희에게 '네가 안 하면 나도 안 해'라며 이 작품에 참여했다. 나문희와 찐친구 이상으로 더욱 가까워진 것 같다"고 남다른 친분과 신뢰를 전했다.

류승수는 "많은 배우가 나를 부러워할 것 같다. 이렇게 두 선생님과 연기를 할 기회가 많이 없다. 오늘 영화를 보면서도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다.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고 배우로서 좋은 작품에 출연하게 돼 감사하다"고 마음을 보냈다.

임영웅의 '모래 알갱이'를 OST로 사용한 것에 대해 "연출자로서 영화 음악을 사용할 때 아이러니함을 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보사노바풍의 음악을 많이 사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가 채워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복합적인 감정의 곡이 필요한데 이 곡을 찾던 가운데 제작진과 우연히 임영웅의 곡이 언급됐다. '모래 알갱이'가 우리 영화와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그래서 임영웅에게 우리 제작진이 편지를 썼다. 우리 모두의 진심을 임영웅이 알아준 것 같다. 나중에 알았는데 음원 저작권료를 따로 기부하기도 했다. 그런 마음이 느껴졌다. 이 자리를 빌어 우리 작품에 지지를 보내준 임영웅과 영웅시대(임영웅의 팬클럽)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인사를 건넸다.

임영웅의 팬으로 유명한 김영옥은 "임영웅의 콘서트를 갔는데 그 현장에서 덥다가 또 끝나고 나니 춥더라. 그랬더니 감기에 걸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나는 팬이었을 뿐이고 '모래 알갱이'란 음악을 내가 부탁해주길 바람도 있었을텐데 그럼에도 제작진이 알아서 잘 해준 것 같다. 임영웅은 어디가도 어마어마한 개런티를 받을텐데 우리 영화에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흔쾌히 허락해줘 고마웠다. 임영웅의 팬인데 우리 작품에 음악까지 깔아줘서 탄성을 내질렀다"고 팬심을 전했다.

지난 21일 열린 임영웅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 고양 공연에 참석해 '일산에 사는 호박고구마'라는 사연을 보내 화제를 보낸 나문희. 남편과 사별 후 적적한 마음을 적어낸 이 편지로 임영웅은 물론 영웅시대 전체의 마음을 울렸다.

나문희는 "일산 킨텍스에서 임영웅의 콘서트가 진행됐다. 여러모로 너무 감사했고 좋은 기회가 갈 수 있었다. 여기에 내 사연도 채택이 됐다. 노래를 정말 너무 잘 부르더라"고 감탄을 자아냈다. 김영옥도 "나도 사연을 듣다가 깜짝 놀랐다. 일산 사는 호박고구마라고 해서 옆에서 듣다가 놀랐다"고 웃었다.

나문희는 "우리 영화는 시니어 배우들만 나와서 투자가 힘들었다. '아이 캔 스피크' 제작자 및 몇 사람들이 큰 용기를 내서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 우리 모두의 진심이 모인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소풍'은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류승수가 출연했고 '괴담만찬' '더 웹툰: 예고살인'의 김용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월 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