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쿠텐 이글스의 우완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36)는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직전 시즌에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28경기(선발 27경기)에 나가 단 1패도 없이 24승을 올리고, 1세이브를 거뒀다. 승률 100%에 평균자책점 1.27.
그는 9월 26일 세이부 라이온즈전 9회 1점차 리드 상황에서 등판해 팀 우승을 확정하고 헹가래를 받았다. 호시노 센이치로 감독은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을 다나카에게 맡겼다. 라쿠텐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이었다.
2013년 다나카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괴물'같았다.
선발로 나선 27경기를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마쳤다.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연속 퍼시픽리그 월간 MVP를 받았다. 다나카는 그해 10월 8일 오릭스 버팔로즈와 시즌 최종전에서 24번째 선발승을 올렸다.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24연승, 2022년부터 28연승을 거뒀다. 일본프로야구 신기록이다. 포스트시즌 2경기를 포함해 30연승.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재팬시리즈. 2차전에 선발승을 올렸는데, 6차전에서 9이닝 4실점 완투패를 당했다. 그해 한 경기 최다 실점. 무려 160구를 던졌다.
우승팀이 가려진 7차전. 또 마운드에 올라갔다. 9회 3점차 리드에서 출전해 15구로 5타자를 처리, 첫 재팬시리즈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에도 헹가래 투수는 다나카였다.
다나카는 2013년 두 번째 사와무라상을 받았다. 정규시즌, 일본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사와무라상, 정규시즌 MVP 모두 만장일치 수상이었다.
지난 20일 도쿄에서 열린 팬 미팅. 약 260명의 참가한 이 자리에서 다나카는 11년 전을 돌아보며, "2013년을 100점으로 한다면 지금은 마이너스 100점이다"고 했다. "지금 바닥으로 내려와 있다. 여기에서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2014년, 다나카는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갔다.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달러(약 2073억원)에 계약했다. 연봉 2000만달러가 넘는 최고 계약이었다. 그는 2020년까지 7시즌 동안 78승(46패)을 올리고 라쿠텐에 복귀했다. 메이저리그 첫해부터 6년 연속 10승을 넘었다.
돌아온 다나카는 예전의 다나카가 아니었다.
2021년 4승(9패·평균자책점 3.01), 2022년 9승(12패·3.31), 2023년 7승(11패·4.91). 3시즌 동안 20승32패를 기록했다. 2013년 한 해 거둔 승리보다 적다. 2022년엔 퍼시픽리그 최다패를 했다. 2007년 라쿠텐에 입단해 2020년까지 14년간 12차례 두 자릿수 승을 거둔 다나카다.
다나카는 2021~2022년 2년 연속 연봉 9억엔(약 81억원)을 받았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금액이었다.
2년 연속 부진하면서 잇따라 깎였다. 전년도보다 4억2500만엔이 깎인 4억7500만엔(약 43억원)에 2023년 재계약했다. 그는 21일 2023년보다 2억1500만엔, 45%가 삭감된 2억6000만엔(약 23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2년간 총 6억4000만엔(약 58억원)이 줄었다.
다나카는 지난해 10월 말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불편했던 부위를 손보고 개막전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한 시즌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미일 통산 197승. 200승까지 3승이 남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